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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에 못견딘 ‘탈서울’ 현상, 올해도 계속된다


입력 2021.01.04 06:00 수정 2020.12.31 11:51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서울 전출자 중 23%가 경기도로 이주

3기 신도시 청약 대기로…당분간 수도권 수요 꾸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 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값이 좀처럼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서울을 빠져나가는 엑소더스(탈출) 현상이 심화됐다.


비싼 아파트값과 전세난이 겹치자 서울을 벗어나 주거 여건이 좋은 신도시나 수도권 구도심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사람이 늘어나는 상황이 올해 역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4일 KB부동산 리브온이 통계청에서 발표한 ‘전출입자 인구 이동’ 통계를 통해 지난해 3분기까지 서울지역 전출자들이 선호하는 거주지역에 대해 알아본 결과, 서울을 빠져나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인구수 123만4583명 가운데 총 27만9009명(23%)이 경기도로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서울과의 접근성이 뛰어나 서울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데다 집값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5억804만원이지만, 경기도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4억2047만원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으로 경기도에선 내 집 마련이 가능했다.


경기도 내에서도 서울 전출자가 가장 많이 유입된 곳은 고양시였다. 지난해 3분기까지 총 3만1650명이 서울을 떠나 고양시로 이주를 마쳤다. 이는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주한 인구 중 약 11%에 해당된다.


이어 남양주시(2만2470명), 성남시(2만2227명), 김포시(2만805명), 용인시(2만280명) 등의 순으로 서울에서 이주한 인구가 많았다.


이 외에도 하남시(1만8353명), 의정부시(1만4858명), 부천시(1만4831명), 수원시(1만2708명), 화성시(1만486명) 등의 도시가 서울 전출자가 전입한 경기 지역에서 높은 순위권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이 서울과 인접한 곳에 위치하거나 향후 개발 호재로 인해 서울과의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인 것으로 분석했다. 집값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서울의 인프라는 모두 누릴 수 있어 수요자들의 주거 선호도가 높다고 봤다.


특히 서울 전출자들이 많이 이동한 지역을 살펴보면, 3기 신도시가 계획돼 있는 도시가 많은 것으로 파악했다.


KB리브온 연구위원은 “3기 신도시 청약 시 해당 지역 2년 이상 거주자가 1순위 청약대상자가 되기 때문에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탈서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서울의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엑소더스 현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서울시의 인구는 968만915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인구는 지난 2016년 4월 처음으로 1000만명 아래로 떨어진 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서울의 높은 집값을 견디지 못한 사람들의 이탈과 함께, 서울 외 지역의 생활 인프라가 눈에 띄게 향상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서울 집값 상승과 전세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3기 신도시 청약 대기로 인해 탈서울을 선택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원활한 전월세 물량 공급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현재의 분위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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