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향한 PK 민심 좋지 않자
선거 도움 안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여
반면 '노무현 향수' 여전히 유효
盧·金, 'YS'라는 공통분모도 있어
사실상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이 연일 '노무현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부산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지만 문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김 전 사무총장은 부산시장 보선 출마를 위해 사무총장직을 내려놓았던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다시 부산으로 돌아가 점점 약해지는 우리당의 불씨를 되살리겠다"며 "지방분권과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노무현 대통령 이후 전승된 과업을 이뤄내기 위한 이어달리기를 계속하겠다"고 했다. 또 가덕도신공항의 조속한 착공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것은 잠든 부산을 깨우는 자명종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유업이기도 하다"고 했다.
김 전 사무총장은 퇴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김해 봉하마을과 부산 가덕도를 방문했다. 김 전 사무총장은 지난 29일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방명록에 "개혁의 길 멈추지 않겠습니다. 대통령님께서 못 다하신 부산의 꿈, 반드시 이루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후엔 권양숙 여사를 만났다. 권 여사는 김 전 사무총장을 위해 곰탕과 김장 김치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김 전 사무총장은 19대 대선 때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과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차남인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 등 상도동계 인사들을 문재인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시키며 통합과 화합 메시지 전달에 큰 역할을 했고, 문 대통령 당선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랬던 그가 '미니 대선'으로 불리는 부산시장 보선에 뛰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을 언급하고 있지 않는 것은 문 대통령에 대한 부산 민심이 좋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선을 앞두고 정권심판론을 외치고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을 언급하면 부산시장 보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PK(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30%에 미치지 못했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전국 18세 이상 1501명을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2.5%p), PK 지역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27.5%에 불과했다. 부정평가는 66.9%에 달했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역주의 극복과 권위주의 타파로 대표되는 '노무현 정신'은 여전히 평가받고 있는 만큼, 김 전 사무총장 입장에선 '노무현 향수'를 적극적으로 활용 안 할 이유가 없다. 또, 노 전 대통령과 김 전 사무총장은 'YS'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노 전 대통령과 김 전 사무총장 모두 YS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한 케이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