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출마하겠다면 '조건부 기본소득' 제안"
청와대 국민청원에 '시무7조'를 써 이름을 알린 진인 조은산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이번 대선은 포기하고 다음 대선을 노려보라고 권했다.
조은산은 11일 자신의 블로그에 '이재명 그리고 룰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조은산은 "진보진영의 지도자가 부정부패 혐의로 몰락하는 것은 적폐 언론과 검찰이 촉발한 민주주의의 위기이고, 보수진영의 지도자가 부정부패 혐의로 수감되는 것은 위대한 촛불 혁명의, 찬란한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짧은 그의 페이스북 글에서도 이러한 그의 모순된 사고방식이 엿보여 나는 가끔 그에게 설명을 요구하고 싶을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촛불, 기득권 청산'과 같은 단어들이 자주 보이는데, 나는 그가 말하는 촛불이 광화문의 촛불을 말하는 건지, 조국 수호를 위한 서초동 촛불을 말하는 건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라며 "기득권은 도대체 누굴 지칭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가붕개'론의 창시자이자 입시 비리의 종결자 조국을 말하는 건지, 아픔과 치유의 기생충 윤미향을 말하는 건지, 노동자가 같은 노동자의 피를 빨아먹는 억대 연봉의 귀족 노조를 말하는 건지, 수도권 요지에 집 몇 채씩 사놓고 집값을 올려 자산 불리기에 열중이신 정부 고위 관료들과 민주당 의원들을 말하는 건지도 나는 알 수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조은산은 "유력 대권 주자로서, 자치단체장으로서 그가 내놓는 모든 발언들이 어느 한 계층의 막대한 희생 없이는 성사 불가능한 극단책 같아 나는 자주 아찔함을 느낀다"라며 "무엇보다 그가 더욱 두려워지는 순간은, 기본소득과 같은 보편적 복지를 통해 표심을 확보하고 나선 그가 재정 건정성과 포퓰리즘을 우려한 반대의 목소리를 향해서는 협박에 가까운 발언을 일삼으며 지지층을 상대로는 꽤나 달콤한 언사와 직설적 화법으로 감성마저 자유자재로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지사에게 감히 권한다. 이번 대선은 포기하고 다음 대선을 노려보시는 게 어떻겠는가"라며 "노동자 출신의 룰라는 급진 좌파적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하고 연이어 대선에 참패했으며 결국 중도적 이미지로 쇄신한 이후 브라질의 3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룰라를 꽤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한국의 룰라 다 시우바가 되고 싶은가"라고 반문했다.
조은산은 "대선에 기꺼이 출마하겠다면 '조건부 기본소득'을 제안한다. 재정 여건에 따라서 금액을 정하되 '이미 취업해서 월급 받고 있는 직장인 및 소득이 있는 사업자'에 한정해 기본 소득을 지급하는 게 어떠겠냐"라고 제안했다.
그는 "룰라는 2002년 대통령 당선 후 좌파적 포퓰리즘 러쉬를 감행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친기업적 시장주의자로 변모했다. 고용의 주체인 기업 규제를 철폐했고 수출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도 감면했다"라며 "이 지사가 경제 3법의 부당함과 중대재해법의 무분별함 그리고 후진적 노동법 개정에 앞장서서 외칠 수 있냐"고 물었다.
이어 "만약 그렇다면 나는 이 지사의 기본소득론에 무조건적인 찬성을 표함과 동시에 지금 당장이라도 민주당 당원이 되고자 입당 서류를 제출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