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소추안 하원 통과
찬성 232표…반대 197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미 하원을 통과했다.
탄핵절차를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은 즉각적인 상원 소집을 촉구했지만, 공화당은 탄핵심리에 충분한 시간이 보장돼야 한다며 거부했다.
1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결의안을 찬성 232표, 반대 197표로 가결했다. 공화당에서 탄핵에 찬성한 의원은 10명이었다.
민주당 소속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발표한 성명에서 "현재 다수당 대표가 긴급 회기를 위해 상원을 재소집할 경우 탄핵 심리를 즉각 시작할 수 있다"면서도 오는 19일 이후 탄핵심판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원을 통과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재출마를 금지하는 투표가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속도전'을 펴온 민주당이 상원 논의 시점을 19일로 거론한 건 공화당 소속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속도조절을 주문한 영향으로 보인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규칙과 절차, 전례를 감안할 때 다음 주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 전 (상원이) 결론 낼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 상원에서 진행된 세 차례의 탄핵심리는 각각 83일, 37일, 21일이 걸렸다. 바이든 당선인은 오는 20일 취임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탄핵심리를 6일 만에 마무리 짓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공화당 의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언론의 추측 보도가 넘쳐나지만 나는 내가 어떻게 투표할지에 관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이 공화당 관계자를 인용해 매코널 원내대표가 탄핵 찬성에 기울었다는 보도를 내놓은 데 대해 선을 그은 것이다.
하지만 매코널 원내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우군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탄핵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 않은 것 자체가 의외라는 평가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탄핵소추 당시에는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하며 당내 '표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매코널 원내대표가 탄핵 관련 법적 논쟁이 상원에서 제기될 경우 "귀를 기울일 생각"이라고 밝힌 만큼, 향후 흐름을 지켜본 뒤 최종 판단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탄핵소추안은 상원의원 3분의 2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산술적으로 최소 17명의 공화당 상원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을 등져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공화당 내에서도 의회 점거 사태의 책임을 물어 트럼프 대통령을 '손절'해야 한다는 주장이 흘러 나오고 있지만, 차기 권력을 노리는 이들을 중심으로 '친트럼프 세력'을 포용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돼 실제 통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