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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박원순 피해자 보호를 제1호 공약으로 정하라


입력 2021.01.21 09:00 수정 2021.01.21 08:15        데스크 (desk@dailian.co.kr)

성추행 보선, 2차 가해로 사경 헤매는 피해자를 위해 나설 시장 뽑아야

남인순 진혜원 윤준병 등 가해자 전담 대책 기구 서울시에 설치 필요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후보자인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을 주제로 열린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냄새 맡고 싶다.”


성추행 피소 사실을 사전에 전해 받고 바로 자살한 전 서울시장 박원순의 죄는 이 한마디로 확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재판장 조성필)는 피해자를 성폭행한 서울시 비서실 직원에 대한 최근 재판에서 박원순의 이러한 더러운 범죄 사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치료를 받게 된 근본 원인은 성폭행 직원에게 있다고 보는 한편 박원순의 성적 욕구 표현 문자와 속옷 사진 보내기 등에 의해서도 그녀가 정신적 충격을 크게 받았다고 판단했다.


판사들은 박원순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못 박았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확인한 주변인 성폭행 재판이 없었다면, 박원순의 마각(馬脚)은 영원히 드러나지 않은 채로 묻힐 수도 있었다.


법원의 결정은 피소자의 자살로 진실이 밝혀지기 어려워져 버린 상황에서 그가 실제로 여성 비서를 성적으로 괴롭힌 증거가 만천하에 공개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그렇지 않았다면 앞으로 더욱 기승(氣勝)을 부렸을 2차 가해 준동(蠢動) 또한 줄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 있다.


박원순이 자살하자 이 정권을 맹목적으로 받드는 문빠들을 비롯한 민주당 지지자들은 ‘님의 뜻을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등의 근조 현수막을 서울 시청 주변에 내걸고 추모했다. 무려 64만명에 달했다는 온라인 추모객들이 따르겠다고 한 박원순의 뜻이 ‘냄새 맡고 싶다’고 한 뜻은 아니지 않았겠는가?


이들의 추모 열기에 고무(鼓舞)돼 2차 가해자들이 SNS에 속출해 피해자를 몇 번이고 죽이는, 참으로 가당치 않고 잔인한 만행이 그 이전에 자행됐다. 피해자는 그로 인해 지금 실제로 사경(死境)을 헤매고 있다. 피해자와 그 부모, 남동생은 엊그제 언론에 입장문을 내고 가족이 처해 있는 현재의 죽을 고비와 잔인한 2차 가해들을 호소하고 고발했다.


“어머니는 자신의 숨을 죽이고 누나의 숨을 들으며 상태를 살핀다.”


피해자 동생의 이 말에서 피해자 집 안의 숨소리도 멎은 듯한 절망과 고통, 분노가 전해져 온다. 그리고 자살 충동도... 우리 인간들은 한 이웃의 사회를 향한 소리 없는 절규에 너무나 무심하게 대응한다. 소리가 나지 않으면 괜찮은 것이라고 여긴다.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가족은 그래서 소리를 내기로 했다. 변호사를 통해서만 밝히던 입장을 직접 써서 언론 앞에서 읽고 2차 가해자들을 규탄한 것이다. 그 가해자들 중에는 민주당 의원 남인순, 검사 진혜원, 서울시 부시장 출신 민주당 의원 윤준병, 경희대 교수 김민웅의 이름이 포함돼 있다.


여성운동가라는 남인순은 ‘피해호소인’이라는 기발한, 박원순 두둔용 용어를 발명한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 여성 단체를 통해 알게 된 시장 피소(被訴) 정보를 서울시에 미리 알려 박원순이 자살하게 함으로써 사과와 용서 기회를 없애 버렸다는 비난을 가족들로부터 받는다. 그녀는 의원직을 사퇴하라는 피해자 가족과 야당의 요구를 못 들은 척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이 시장 고소 건은 공소권 없음, 부시장 등 주변인의 강제 추행 방조 건은 혐의없음이라는 5개월간의 수사 아닌 수사 결론을 최근에 발표하자 부시장 윤준병, 전 비서실장 오성규, 전 인사기획 비서관 민경국 등은 기세등등해 “고소인 측 주장이 거짓이나 억지라는 것이 확인됐다”라며 피해자가 시장에게 보낸 실명 편지 3통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자 진보 언론 기자, 목사 출신으로 조국 수호와 윤석열 축출, 공수처 설립 등을 위해 열심히 글을 써 온 김민웅은 민경국이 올린 편지를 전재(轉載)하며 “어떻게 읽히시느냐. 4년간 지속적 성추행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이 쓴 글”이라고 썼다.


대통령 문재인 부부와 법무부장관 추미애를 향한 아부 글 게시가 검사로서의 주(主) 업무이자 특기로 보이는 진혜원도 또다시 나섰다. ‘꽃뱀은 왜 발생하고 왜 수틀리면 표변하는가’라는 제목으로였다.


피해자가 유명 단체장의 접근을 단호히 경계하지 못하고 일시 호의적으로 받아들였을 수는 있다. 그렇다고 성추행이라는 범죄 행위가 피해자의 잘못으로 뒤집어 씌워질 수는 없다. 더구나 2차 가해자들의 피해자 비난, 괴롭히기는 자기편에 치명적인 타격을 준 데 대한 보복이라는 점에서 매우 뻔뻔스럽고 야만적이다.


박원순의 성추행으로 인해 발생한 시장 궐위(闕位)를 메꾸는 이번 보선은 그래서 피해자 보호가 가장 우선적인 새 시장의 시정(市政)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서울 시민들의 주거 어려움 개선 등이 일반 시민들에게는 물론 더 중요하지만, 상징적으로 그것을 제1 정책으로 내세워야 인과관계(因果關係)상으로도 맞다.


나경원은 이 선언 문구를 제1호 공약으로 내걸 필요가 있다. 그녀는 문재인 정권으로부터 가장 정치 보복을 많이 당한 야당 정치인 중 한 사람이다. 나경원에 대해 고발된 13건은 얼마 전 검찰 수사 결과 모두 불기소 처분됐다. 그 수사를 담당한 곳은 바로 친문 이성윤이 지검장인 서울중앙지검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장애(다운 증후군) 어린이를 낳아 기른 약자의 어머니이자 여성이다. 서울대 법대를 나온 판사 출신이기도 하니 학력, 경력, 성별, 가정환경으로는 이만큼 완벽한 성추행 시장 보궐선거 후보도 없다.


나경원이 만약 야권 단일후보 또는 제1야당 후보로 서울 시장에 당선된다면, 그녀의 첫 번째 공약이 되어야 할 피해자 보호 전담 성폭력 방지 기구를 취임 당일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하여 이 태스크 포스에서 2차 가해자들 색출과 고발, 재발 방지책 등을 추진하도록 해야 한다. 이 조직 운영에 필요한 예산은 시민 세금으로 충당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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