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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두 채 있는 할머니가 매일 17시간 폐지 줍는 이유


입력 2021.01.22 11:40 수정 2021.01.22 12:38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유튜브

집 두 채를 소유하고도 폐지를 줍는 일을 멈추지 않는 한 할머니의 사연이 공개됐다.


21일 유튜브 채널 '우와한 비디오'에는 '리어카 할머니의 반전 소문 집 두 채를 소유하고도 폐지 줍기를 멈추지 않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집을 두 채나 지닌 할머니가 허리가 앞으로 90도로 꺾인 채 엄청난 짐을 실은 수레를 끌고 다니는 사연이 담겼다.


ⓒ유튜브

할머니는 굽은 허리에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장애물에 머리를 부딪치기도 하고, 혼자 걷기에도 비좁은 데다 미로처럼 이어진 길을 익숙한 듯 발걸음을 옮겼다.


이렇게 모은 무게 275kg 폐지를 실은 수레를 끌고 한 걸음 한 걸음 꼬박 40분을 걸어 고물상에 도착한 할머니는 단돈 12,400원을 받았다.


"평소에는 손수레 한 번에 7000원 밖에 못 받는다"는 할머니는 다시 폐지를 주우러 길을 걷다 힘에 부치는지 잠시 주저앉기도 했다.


ⓒ유튜브

주변인들은 이 할머니에 대해 "생전 노는 역사가 없다. 하루, 한 시간도 쉬지 않는다"며 "그저 폐지만 줍고 일만 해요"라고 말했다.


고된 일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경제력을 지녔지만, 할머니는 지난 20년간 휴일도 없이 매일 17시간 폐지 줍는 일을 했다.


할머니는 이렇게까지 일에 매달려 사는 이유에 대해 "아들 둘 다 아파서 아무것도 못 한다"고 답했다.


주변 상인들에 따르면 조현병인 두 아들은 길거리에서도 바지를 내리고 소변·대변을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튜브

할머니는 남편과 사별 후 홀로 두 아들의 병원비를 감당해왔다. 할머니는 "엄마니까 아들을 위해서 일을 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밤늦게 할머니가 귀가한 집 안은 어지러이 정리되지 않은 짐들로 가득했고, 싸늘한 냉기가 감돌았다.


할머니는 4년째 난반용 가스도 떼지 않은 채 담요를 깔고 옷을 껴 입은 채 이불을 덮고 잠드는 생활을 해왔다.


할머니는 "(입원 치료 중이라 얼굴도 자주 못 보는) 아들을 생각하면 내가 따뜻하게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유튜브

조현병을 치료 중인 첫째 아들 성환(35)씨를 찾은 할머니는 간만에 식사를 아들과 함께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정작 본인의 식사는 미뤄두고 식혜를 성환씨에게 건넸다.


이 식혜는 고물상에서 할머니에게 나눠준 것으로 아들에게 주기 위해 할머니가 일하다 목이 마를 때도 절대 마시지 않고 차곡차곡 모아둔 식혜였다.


할머니는 고생 좀 그만하고 집을 팔아 편하게 살라는 상인들의 권유에도 "내가 죽어도 집은 있어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유튜브

할머니가 소유한 집은 두 아들이 퇴원하고 훗날 각자 가정을 꾸리고 살 수 있게 마련해놓은 보금자리다. 언제든 들어와 생활할 수 있도록 찬장에는 살림살이가 가득했다.


28년간 월세방을 전전하며 두 아들을 키웠던 할머니는 "그 집 없는 서러움을 아이들에겐 절대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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