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상승에 단기적으론 호재…실적개선 기대
OLED 대세화엔 ‘독’…향후 경쟁력 확보 차질
디스플레이 전환 과도기…정체 우려에 고민↑
LG디스플레이가 LG전자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추가 생산 요청에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LCD 생산이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세화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다르면 LG전자는 최근 LG디스플레이에 TV용 LCD 패널 생산 연장을 긴급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LCD 수요가 급증하면서 LG전자의 주요 패널 공급사들이 패널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이같은 요청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수익이 날 때까지 LCD 생산을 계속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LCD 공급사가 적은데다 패널 생산도 줄이다 보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LG전자의 긴급 요청은 충분히 가능성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다양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우선 LCD 수요 증가로 향후 실적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 매출 비중에서 LCD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다. 지난해 처음 OLED가 55%까지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지만 매출 절반 가까이가 LCD에서 나오는 셈이다.
특히 LCD패널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매출 신장과 OLED 저변 확대를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실적 개선 폭을 더 확대하는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LCD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잘 해왔던 부분인 만큼 경쟁력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55인치 TV용 초고화질(UHD) LCD 패널 가격은 170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이후 6개월 연속 증가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달에 100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1년 동안 무려 70%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LCD 가격 상승 흐름이 최소 올해 1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그칠 줄 알았던 LCD패널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LCD 패널 생산 확대는 수익 면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대급부로 OLED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선 LCD 추가 생산이 독이 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존재한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넘어가는 과도기인 만큼 LCD에 역량이 분산되는 것은 향후 경쟁에 있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생산을 최소화하고 퀀텀닷(QD) 디스플레이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가 LCD TV 일종인 미니 발광다이오드(LED)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는 LCD 패널 생산 확대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OLED 대세화에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LG디스플레이가 OLED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안정적인 가격 형성을 통해 좀 더 나아갈 시기에 오히려 정체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프리미엄 시장에서 미니LED TV의 점유율은 2024년 54.1%로 늘어나 같은 기간 OLED TV 점유율 45.9%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프리미엄 TV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미니 LED”라며 “OLED 진영에 있어 까다로운 경쟁 상대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