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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김어준, 괴승 라스푸틴 보는듯…세월호를 사업 아이템으로 바꿔놔"


입력 2021.01.27 11:04 수정 2021.01.27 11:10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당대표가 김어준 유튜브 보고 의원들이 상의

제정 말기 라스푸틴에게 국정자문 받는 듯해

세월호 고의 침몰설로 유가족 고통 연장시켜

유가족의 절박한 심정을 돈 버는데 이용한 것"

김어준·김용민·주진우 씨가 지난 2019년 6월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검찰 특별수사단의 세월호 의혹 무혐의 처분을 계기로 '음모론'을 제기했던 김어준 씨를 제정 러시아 시대의 괴승이자 비선실세였던 라스푸틴에 빗대 비판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27일자 중앙일보에 실린 기명 칼럼 '퍼스펙티브'에서 "(이해찬) 당대표가 책 대신에 김어준의 유튜브를 보고, 의원들이 중요한 일을 그와 상의한다니 마치 제정 러시아 말기 황제 부처가 괴승 라스푸틴에게 국정의 자문을 받는 장면을 보는 듯 하다"며 "김어준이 '무학의 통찰'로 민주당을 위해 큰일을 한 것처럼 무학의 승려도 혈우병 황태자의 피를 멈추는 '영빨'로 궁정에서 귀한 대접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리 라스푸틴은 정교회의 수도사를 자칭한 유랑자였으나 1903년 러시아 제국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의 제위 계승자인 알렉세이 황태자의 혈우병을 호전시킨 것으로 황제 내외의 총애를 받기 시작했다. 이후 일개 수도사 주제에 국정을 농단하며 제정 러시아의 몰락을 가속화했다.


이날 칼럼에서 진중권 전 교수는 김어준 씨의 음모론 중 가장 심각한 게 세월호 음모론이라고 지목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최근 검찰 특별수사단에서 의혹들 대부분에 '무혐의' 처분을 내리자, 좌절한 유가족들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며 "무슨 진상을 더 규명해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배를 인양해 샅샅이 뒤졌고, 아이들의 혼을 촛불 삼은 정권이 들어섰다"며 "이제까지 8차례 수사가 이뤄져 대통령은 탄핵 당했고, 선장은 종신형을 선고 받았으며, 청와대 인사 9명과 해경 지휘부 11명이 기소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쪽은 이 사건을 '악재'로 관리하고 다른 쪽은 '호재'로 이용하는 가운데 정작 유가족의 끔찍한 트라우마를 그대로 방치한 것"이라며 "그 외상을 더 깊게 만든 게 바로 김어준이 유포한 세월호 음모론"이라고 질타했다.


칼럼을 통해 진 전 교수는 김어준 씨가 세월호 고의 침몰설을 담은 '그날, 바다' 등을 사업 아이템화 하는 동안, 유가족들은 좌절감과 분노감으로 고통을 연장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김어준은 줄기차게 세월호 고의 침몰설을 주장했다. 그가 제작한 영화 '그날, 바다'는 50만의 관객을 동원했다"며 "문제는 이것이 외려 유가족의 외상을 덧나게 하고 그들의 고통을 무한히 연장 시킨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수단장은 '유가족이 기대하는 결과에 미치지 못해 실망할 것이라는 생각도 했지만, 법률가로서 되지 않는 사건을 억지로 만들 수는 없고 법과 원칙에 따라 할 수밖에 없었다'는 '괴리'를 언급했다"며 "유가족의 기대와 법률가의 원칙이라는 괴리는 그 어떤 수사로도 메울 수 없을 것이며, 예정된 특검도 다르지 않다"고 단언했다.


나아가 "김어준은 세월호를 음모론적 상상력의 소재로 삼아 사업 아이템으로 바꿔 놓았다"며 "유가족의 절박한 심정과 대중의 집단적 외상을 돈을 버는데 이용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세월호로 김어준은 돈을 벌었고, 누구는 배지를 달았고, 누구는 아이들 영혼을 천만 촛불로 바꿔 권좌에 올랐다. 그들은 뜻을 이뤘고 그 대가로 유가족들은 고통을 연장 받았다"며 "그래도 김어준은 사과하지 않는다. 음모론자들은 남을 속이기 전에 그 거짓말이 확인되는 사실보다 더 깊고 더 참된 진실이라고 자기 세뇌부터 하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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