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에이스 유출된 대부분의 팀들 성적 하락
양현종 떠날 경우 KIA 역시 험난한 올 시즌 예상
양현종이 마음을 돌리기만 오매불망 기다리던 KIA 타이거즈가 선수의 뜻을 존중해주기로 하면서 ‘에이스 발굴’이라는 스프링캠프에서의 숙제를 떠안았다.
KIA 타이거즈는 1일부터 홈구장인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올 시즌 담금질을 위한 전지훈련에 돌입했다.
2년 차를 맞이한 맷 윌리엄스 감독은 양현종의 이탈이 아쉽지만 그렇다고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시즌 개막이 이제 두 달 정도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토종 에이스 발굴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KIA는 양현종과 브룩스를 축으로 가뇽, 임기영, 이민우의 5선발 체제로 시즌을 치렀다. 아쉬움을 남겼던 가뇽은 멩덴으로 교체했고, 에이스 역할을 맡았던 브룩스와의 재계약에 성공하며 외국인 투수 슬롯을 모두 채운 KIA 타이거즈다.
하지만 3명 이상 확보해야 할 토종 선발진은 양현종이 빠질 경우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 2007년 데뷔한 양현종은 데뷔 3년 차였던 2009년 선발 한 자리를 꿰찼고 이후 12년간 타이거즈의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다.
특히 2017년에는 20승과 함께 팀을 우승시키며 MVP까지 올랐던 양현종이다. 비록 지난해에는 2014년 이후 최소 승수인 11승에 그쳤으나 172.1이닝을 소화하면서 변함없는 꾸준함을 선보이기도 했다.
올 시즌 KIA는 지난해 로테이션을 지켰던 임기영과 이민우를 중심으로 김현수와 김유신, 이의리, 장현식 등이 5선발 후보군으로 뽑힌다. 가능성은 충분하나 현재 기량만 놓고 봤을 때 타이거즈 역사에서 손꼽히는 역대급 투수의 공백을 메우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양현종의 이탈로 KIA의 올 시즌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에이스 투수의 이탈이 발생했던 역대 구단들을 살펴봤을 때 팀 성적 추락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최근 사례를 놓고 보면 지난해 김광현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SK 와이번스가 대표적이다. 이전 시즌 아쉽게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던 정규 시즌 2위 SK는 지난해 김광현의 이탈 등 여러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9위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2013년 한화 이글스도 마찬가지다. 당시 최하위를 전전했던 한화는 류현진이 빠지고 난 뒤 팀 승수가 더 줄어들며 힘겨운 싸움을 이어나가야 했다.
90년대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했던 에이스들의 소속팀들도 마찬가지였다. 선동열을 잃은 1996년 해태를 제외하면 2000년 한화(정민철)와 2001년 현대(정민태)는 우승 직후 성적이 추락하며 에이스 공백을 실감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