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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운명’ 맨시티 vs 리버풀, 맞대결서는 다를까


입력 2021.02.07 12:48 수정 2021.02.07 12:48        박시인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 부상 악재 겹치며 선두권 이탈

맨시티, 시즌 초반 부진 극복하고 리그 9연승 행진

맞대결이 앞둔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 뉴시스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양강 체제로 흐르고 있다.


2017-18시즌 맨시티는 역대 최다 승점인 100을 기록하며 강력한 포스를 뿜어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 지휘봉을 잡고 일궈낸 첫 번째 리그 우승 타이틀이었다. 당시 리버풀은 리그 4위에 그쳤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맨시티를 격파하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2018-19시즌 두 팀은 엎치락뒤치락하며 역대급 우승 레이스를 펼쳤다. 리버풀은 단 1패만을 거두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승점 97을 기록하고도 맨시티(승점 98)에 1점차 뒤진 2위에 머무르며 통한의 눈물을 삼켜야 했다. 그나마 리그 우승 실패의 아쉬움을 털어낸 것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이었다.


한으로 맺힐 듯한 리그 우승의 꿈을 실현한 것은 다음해였다. 리버풀은 시즌 초반부터 승승장구하며 맨시티와의 격차를 벌렸고, 결국 18점차로 우승을 차지했다.


2020-21시즌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시즌 개막이 몇 주 가량 연기되면서 각 팀들이 빽빽한 살인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이러다보니 부상자들이 속출했고, 온전한 전력을 쏟아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강팀들의 고전이 두드러졌다. 리버풀과 맨시티도 피해가지 못했다.


리버풀은 주전 센터백 버질 반 다이크가 십자인대 부상으로 이탈한 것이 뼈아팠다. 이뿐만 아니라 조엘 마팁, 조 고메스,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 앤드류 로버트슨 등 주전급 수비진들이 시즌 내내 줄부상에 시달렸다. 이에 위르겐 클롭 감독은 파비뉴, 조던 헨더슨과 같은 중앙 미드필더들을 후방으로 내릴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허리진 전력 누수가 뒤따랐다. 리버풀이 자랑하는 많은 활동량을 기반으로 한 강한 압박의 실종, 공격수들의 기복있는 플레이마저 겹쳤다. 공격부터 미드필드 수비까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팀의 근간이 송두리째 흔들렸다.


그나마 클롭 감독은 신예들을 과감하게 중용하며 이 대신 잇몸으로 버티거나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 위기를 극복해나갔다. 시즌 초반까지는 강팀의 저력에 힘입어 통했을지 모르나 결국 시즌 중반으로 접어들자 탈이 났다. 약체인 번리와 브라이턴에게 홈에서 연달아 패하면서 68경기 연속 홈 무패 행진이 깨졌다.


최근 리그 8경기에서 2승 3무 3패에 그치면서 승점 15를 잃은 리버풀은 선두권 이탈은 물론 맨유와 레스터에게마저 추월당했다. 바로 밑에서는 웨스트햄, 첼시, 에버턴의 맹렬한 추격을 받음에 따라 4위권조차 장담할 수 없는 처지로 전락했다.


펩 과르디올라와 위르겐 클롭 감독. ⓒ 뉴시스

올 시즌 맨시티도 리버풀 못지않게 고전하는 흐름이었다. 초반 리그 11경기에서 5승 5무 2패로 주춤하면서 중위권을 맴 돌았기 때문이다.


전 시즌 리그 우승 실패,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리옹에 패한 것과 맞물려 과르디올라 식 축구 철학이 한계에 봉착한 게 아니냐는 비판론이 흘러나온 점 또한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맨시티는 초반 부진을 완전히 떨쳐내고 리그 9연승을 내달리며 리그 1위로 도약했다. 맨시티가 자랑하는 두 명의 에이스 케빈 데 브라위너,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부상 공백을 극복한 상승세라서 더욱 의미가 깊다.


가장 먼저 수비의 안정화를 꼽을 수 있다. 22경기에서 14실점으로 20개팀 가운데 최소 실점을 기록 중이다. 올 여름 영입한 포르투갈 대표팀 출신의 후벵 디아스의 활약이 단연 두드러진다. 특히 존 스톤스와 파트너십이 절정이다. 두 선수가 선발 출전한 13경기에서 단 1실점에 그칠 만큼 철벽 수비를 자랑하고 있다.


중원에서는 일카이 귄도안이 과거 도르트문트에서 보여준 전성기 시절의 포스를 재현하기 시작했다. 탈압박, 볼키핑, 공격 전개, 패스뿐만 아니라 득점력마저 일취월장했다. 지난 리그 10경기에서 무려 7골 1도움을 몰아치며, 새로운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다시다난한 한 해를 보내고 있는 리버풀과 맨시티는 오는 8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리는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세계 최고의 명장으로 평가받는 클롭과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략 대결은 언제나 큰 재미를 선사한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선두권이 요동칠 수 있다. 리버풀로선 아직 역전 우승을 포기하기엔 이르다. 만약 맨시티를 제압할 경우 4점차로 좁히며 다시 반등할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반면 맨시티는 리버풀에 승리하면 확실한 독주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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