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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거래대금 멈칫...다시 돈줄 푸는 증권사들


입력 2021.02.09 07:00 수정 2021.02.08 16:04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신용공여 잔고·투자자예탁금 감소세...거래대금도 25조 넘게 급감

조정장세 속 증권사 신용대출 재개로 다시 증시 변동성 확대 전망

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모습.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9.39포인트(0.94%) 내린 3091.24에 마감하며 3100선을 내어줬다.ⓒ뉴시스

증권사들이 신용대출 문을 다시 열면서 개인들이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가 증가세로 전환할지 주목된다. 증권사들은 빚투 급증에 따라 지난달 말 신용대출 중단 조치에 나선 뒤 이달 들어 속속 대출 재개를 결정했다. 다만 빚투·거래대금 감소 등으로 당분간 조정장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다시 돈줄을 풀면서 단기적인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2628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공여 잔고는 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투자한 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다. 지난달 25일 사상 최고치인 21조6331억원까지 급증했지만 이후 감소세를 보이면서 지난 2일에는 19조원대로 내려앉기도 했다. 빚투가 급증하자 증권사들이 지난달 신규 신용거래융자와 예탁증권담보대출을 막아 대출을 조인 영향이다.


증시대기자금이라고 여겨지는 투자자예탁금도 감소 추세다. 투자자예탁금은 4일 기준 66조7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70조원을 넘어가면서 지난달 12일 역대 최고치인 74조4559억원까지 치솟은 뒤 한달 여만에 8조원 가량 줄었다.


거래대금도 쪼그라들었다. 지난 5일 기준 코스피 시장 거래대금은 19조7898억원을 기록했다. 거래대금은 지난 2일 19조1438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2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11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44조4338억원과 비교하면 25조 넘게 급감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선 단기적으로 코스피가 쉬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초 급등한 이후 주간 수익률 기준으로 4주째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고 있다. 이처럼 단기 방향성이 모호한 국면에선 시장의 힘을 가늠할 수 있는 거래대금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팽팽한 힘의 균형이 유지되는 것 같지만 최근 코스피 거래대금 추이는 소폭 매도압력이 우위에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와 유사한 국면이 지난해 8월~10월로 코스피가 단기 고점을 형성할 때까지 거래대금은 증가세를 보였고, 이후 20조에 달하던 코스피 거래대금이 10조원 밑으로 레벨다운되는 과정 속에 코스피는 3개월 동안의 기간조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이후 추세반전은 11월초, 60일 평균을 넘어서는 거래대금 증가세를 수반한 반등으로 시작됐다”며 “이번에도 코스피 거래대금 레벨업을 수반한 상승하락 여부에 따라 단기 추세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또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4/4분기 실적 부진과 이번 설 연휴도 차익실현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달 증권사들이 다시 신용거래융자 매수를 재개하면서 빚투 규모는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1일 신용거래융자 신규매수와 증권담보융자 신규대출을 일시 중단했고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도 22일부터 신규 신용융자와 증권담보 대출를 중단했다. 한국투자증권도 25일부터 신규 신용융자 매수와 예탁증권 담보대출을 중단했다. 예탁증권 담보대출을 중단했던 대신증권도 신규 신용거래 융자 매수를 막았다.


이 같은 대출 중단 효과로 인해 증권 담보대출과 신용융자의 한도가 여유로워지자 최근 주요 증권사들은 다시 신용매수 금지를 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은 이달 들어 신용거래융자를 재개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달 28일 신용융자 매수를 재개한 뒤 지난 3일 다시 신용융자를 중단했다.


다만 증권가는 단기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연말까지의 증시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작년 11월 이후 증시 상승폭이 워낙 컸기 때문에 글로벌 대비 우수한 이익 개선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는 추가 상승보다는 기간 조정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도 “내년까지 지속될 이익증가 사이클의 특성상 연말까지 증시 상승 여력은 높아질 전망이고, 글로벌 대비 우호적인 밸류에이션 환경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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