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 않은 나이의 이대호 우승 열망 드러내
FA 마지막 해인 손아섭도 커리어하이 도전
우승의 타는 목마름을 안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가 남다른 의미의 2021시즌을 맞는다.
롯데는 지난 시즌 성민규 단장으로 교체한데 이어 허문회 감독을 선임, 팀 컬러를 확 바꾸는데 성공했다. 특히 성 단장은 2+2년 및 옵트아웃이라는 획기적인 발상으로 FA 안치홍을 끌어안는데 성공, 롯데 팬들로부터 찬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시즌에 접어들자 팀 성적은 상위권과 거리가 멀었다. 롯데는 지난해 71승 1무 72패(승률 0.497)를 기록, 10개 구단 가운데 7위에 머물며 가을 야구 진입에 실패했다. 하지만 이전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5할 승률에 근접하고 23승이나 더 따낸 점은 고무적인 부분임에 틀림없었다.
이번 오프 시즌, 롯데는 최대 난제였던 이대호와의 FA 계약도 성사시켰다. 롯데는 이대호를 잔류시키며 2년 총액 26억 원(계약금 8억 원, 연봉 8억 원, 우승 옵션 매년 1억 원)의 계약을 안겼다. 40대를 바라보는데다 하향곡선이 뚜렷한 타자에게 안긴 액수치고는 상당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그만큼 롯데는 이대호의 상징성을 간과하지 않았다.
이대호의 FA 계약에는 또 다른 특별함이 담겨있다. 바로 계약 기간 내 롯데가 우승을 차지할 경우 받게 될 1억 원의 플러스 옵션이다.
FA 계약 시 옵션 부분은 선수의 개인 기록을 넣는 것이 일반적이다. 장타력을 갖춘 타자라면 홈런 또는 장타율, 교타자라면 타율과 안타 개수, 부상이 의심되는 선수라면 타석 수나 경기 출전 수를 넣는 방식이다. 이대호가 롯데의 우승을 얼마나 열망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21시즌은 어쩌면 이대호의 바람이 이뤄질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지금의 전력 유지가 내년 시즌 힘들어질 가능성이 피어났기 때문이다. 바로 FA 계약 마지막 해에 돌입한 손아섭과 민병헌이다.
손아섭과 민병헌은 대체 불가능한 외야수 자원이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2018년 FA 계약 당시 마지막 4년 차에 연봉을 대폭 낮추는 묘수를 발휘했다. 5억 원의 연봉을 받게 될 이들이 올 겨울 FA 시장에 나온다면 크게 낮아진 보상금으로 인해 훨씬 자유로운 이적이 가능해진다.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민병헌의 경우, 올 시즌을 오롯이 소화한다는 보장이 없지만 손아섭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손아섭은 이대호와 함께 롯데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특급 성적을 꾸준하게 내고 있다. 만약 손아섭이 올 시즌 후 팀을 떠난다면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심각한 전력 손실이 불가피하다.
손아섭 입장에서도 올 시즌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번 시즌 성적에 따라 향후 FA 몸값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만약 손아섭이 ‘FA로이드’를 발동시킨다면, 이는 곧 롯데의 호성적으로 이어지게 되며 우승 프리미엄까지 안는다면 웃돈에 웃돈까지 바라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