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여자배구팀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이 알려지면서 어머니인 국가대표 배구 세터 출신 김경희(55)씨의 소속팀에서 벌어졌던 '효성 배구 집단 체벌' 사건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1992년 1월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제9회 '대통령배 전국 남녀 배구 1차 대회' 당시 벌어진 집단체벌 사건을 보도했던 신문 기사 캡처 사진이 올라왔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이 대회에 출전한 효성 여자배구단선수 16명은 모두 유니폼 밖으로 드러난 허벅지에 시퍼렇게 피멍이 든 상태로 경기에 나왔다. 선수들의 체벌은 경기 이틀 전 후지필름과 경기에서 패한 뒤 벌어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임대호 당시 효성 감독은 안양시 숙소에서 '정신이 해이하다'는 이유로 선수들을 폭행했다고 시인했다. 그런데 주장이었던 김씨만 피멍이 없어 감독과 함께 체벌에 함께 가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효성 배구 선수들의 구타당한 상처를 본 관중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분노했고, 일부는 피멍의 진상을 규명하라며 항의했다. 선수 부모들은 퇴장하는 선수들을 보고 오열하기도 했다.
한편, 김씨는 1980년대 명세터로 이름을 날렸으며, 1988년 서울올림픽에도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두 딸을 한국 최고 선수로 길러낸 공로로 지난해 '장한 어버이상'을 배구협회로부터 받기도 했다.
이후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교 폭력 사실이 밝혀진 데 이어 학부모 자격으로 시합에 참관한 김씨가 팀 전술에 개입하고 실제로 요구사항이 즉각 반영됐다는 비선실세 의혹도 불거졌다. 배구협회는 김씨가 받은 '장한 어버이상' 수상을 취소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