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 허위 공시 논란 불거지며 리스크 다시 고개
임상 결과 불확실성과 각종 논란으로 투심 위축 우려 증가
에이치엘비의 허위 공시 논란이 불거지면서 코스닥 시장이 바이오주 리스크로 다시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초 바이오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소식 등을 발표하는 등 잇단 낭보로 투자 기대감이 커져있다가 에이치엘비 여파에 다시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그러나 코스닥 시장이 바이오주 악재로 직격탄을 맞은 것은 이번 만이 아니다. 상장폐지 결정이 나왔다가 개선기간 부여로 거래가 정지된 코오롱티슈진과 신라젠을 비롯해 회계기준 위반으로 과징금 이슈가 불거진 씨젠, 대규모 투자 손실을 본 헬릭스미스 등 코스닥 주요 기업들이 잇단 구설에 올랐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시장은 전장대비 12.35포인트(1.26%) 하락한 967.42에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26일 20년만에 장중 1000포인트를 넘으며 상승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지수가 뒤로 밀려나며 종가 기준으로 1920선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에이치엘비는 허위 공시 논란이 불거졌던 지난 16일 27.24%나 급락했고, 이후에도 6.02%, 3.04% 뒷걸음질쳤다. 시가총액 규모도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15일 4조8535억원이었던 지난 16일에는 거래량도 3090만주로 급증했다. 이날 공매도량도 280주로 크게 늘었다.
이러한 바이오주 리스크에 노출될때마다 코스닥시장도 직격탄을 맞는 이유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바이오주에 편중돼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규모가 가장 높은 것은 셀트리온헬스케어로 20조6681억원 규모에 이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에는 셀트리온제약, 씨젠, 펄어비스, 알테오젠 등이 포진돼있다.
특히 바이오주는 신약개발부터 1,2,3 임상 결과가 나오기까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주가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는 특징이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바이오주가 미래 성장성을 담보한다고 하지만 라이센싱 아웃까지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이고 임상 3상까지의 기간이 상당부분 소요되는 만큼 불확실성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거래가 정지된 신라젠은 2019년 8월 펙사벡 간암 대상 3상 중단 권고를 받은데 이어 지난해 5월 경영진 배임혐의 기소 보도 이후에 거래가 정지됐다. 신라젠은 경영진의 배임이슈 후폭풍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되면서 상장폐지 기로에 섰다가 지난해 11월 말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로부터 극적으로 개선기간 1년을 부여받았다.
코오롱티슈진도 지난 2019년 5월 식약처의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품목 허가 취소로 거래가 정지되며 그 해 상장폐지가 의결됐지만 개선기간을 부여받으며 현재까지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이 두 종목 모두 거래재개 시기가 계속 미뤄지면서 투자자들 피해만 양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스닥 시장이 매번 바이오주 관련 리스크에 노출되는 것이 상장된 바이오 기업의 공시와 감독이 다소 느슨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례상장으로 증시에 유입된 바이오기업에 대한 공시 및 감독을 강화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난 2005년도 기술특례상장 제도 도입 후 작년 말까지 기술평가·성장성추천·이익미실현(테슬라) 등 요건으로 113개사가 특례상장했고,작년 말 기준 시가총액은 약 45조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의 약 12%에 달한다. 이 중 바이오주 대부분이 기술평가 특례로 주식시장에 진입했다. 특례로 상장된 기업 전체 중 75%가 바이오기업이라는 지적이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례상장 유지 조건으로 자기자본 요건만 적용하고 있어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적자기업이 많다"고 지적하며 "바이오 신약개발은 특히 기술 상용화와 영업효과 시현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특례 혜택을 받은 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재무, 회계, 신약개발에 대한 투자위험 공시와 감독당국의 감시활동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문 분야인 만큼 상장 이후 임상개발에 대한 정기적 전문기관의 평가제도를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