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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환자 타액' 8만원에 구해 상사 암살 시도한 직원


입력 2021.02.27 05:50 수정 2021.02.26 22:25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기사 내용과 무관.ⓒ인디아닷컴

터키에서 회삿돈을 횡령하고 잠적한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타액을 술에 섞어 상사를 살해하려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터키 일간 '휘리예트'에 따르면 직원 라마잔 시멘이 살인미수 및 협박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은 그의 행방을 쫓고 있다.


지난해 9월 터키 중남부 아다나 지역의 한 자동차 대리점 직원 라마잔은 자동차 판매 대금 21만4100리라(약 3298만 원)를 빼돌려 달아났다.


대리점 사장 이브라힘 언베르디는 "3년간 한 번도 문제를 일으킨 적 없었고 그만큼 신임했던 직원이라 충격이 컸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동료 직원 카디르 칸폴라트가 "라마잔이 회삿돈을 빼돌려 달아나기 전 사장을 죽이려 한 적이 있었다"라고 증언하면서 밝혀졌다.


카디르는 "어느 날 사무실에 가보니 라마잔이 음식을 차려놨었다"며 "음식을 먹으려고 했더니 아무것도 손대지 말고 나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슨 일이냐 재차 물으니 사장 술에 코로나19 환자의 타액을 섞어 마시게 할 거라고 했다"며 라마잔의 추가 범행에 대해 폭로했다.


그는 너무 놀라 식탁을 뒤엎고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무실에 나오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사장은 경찰에 해당 직원을 신고했다.


협박 및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된 라마잔. ⓒ휘리예트

라마잔은 500리라(약 8만 원)를 주고 코로나19 환자의 타액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은 다행히 코로나19 환자의 타액이 든 술을 마시지 않았다.


사장은 "양친 모두 만성 질환을 앓고 계시다"며 "내가 그의 술을 받아마셨다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말했다.


사장은 "내가 코로나19에 감염됐으면 가족과 주변 사람들도 차례로 감염됐을 것"이라며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이용하기보다 차라리 나를 노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터키 언론은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잠적했던 라마잔은 "바이러스로는 너를 못 죽였지만, 다음에는 머리에 총구멍을 내줄 것"이라는 협박 문자를 보냈다.


사장 가족들은 위협에 신변 불안을 호소했다. 사장 아내는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던 직원이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무섭다"고 말했다.


사장도 "그가 어디서 튀어나올지 몰라 늘 커튼을 쳐놓고 있다"며 "아내는 출근 전 발코니로 밖을 내다보고 나간다"고 했다.


사장의 변호인은 "의뢰인과 그 가족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코로나19 환자의 타액을 마시게 하려 한 행동은 명백한 살해 시도"라고 했다.


이어 "유례없는 사건에 대해 재판부가 그에 합당한 판결을 내려주길 바란다"며 "사장 가족에 대한 공권력의 보호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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