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첫날 마포구 보건소 방문
정치권 논란 의식한 듯 시기 농담 건네
"대통령은 언제 맞지요."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서울 마포구 보건소를 찾아 코로나19 백신 1호 접종자들의 접종 모습을 지켜봤다. 이 과정에서 백신 안전성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대통령이 1호 접종을 해야 한다는 논란이 벌어진 것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면서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전국 만 65세 미만의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약 29만 명을 대상으로 1호 접종이 시작된 이날 오전 9시 마포구 보건소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먼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으로부터 백신 접종 계획을 보고 받았다.
문 대통령은 정 청장에게 "우리 청장님은 언제 (백신을) 맞느냐"면서 "대통령은 언제 맞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청장님 대답 잘하셔야 될 것"이라고 했고 이에 정 청장은 "순서가 좀 늦게 오시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의 1호 접종 여부를 놓고 여야 간 거센 공방이 벌어진 바 있다. 야당은 국민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문 대통령의 백신 첫 접종을 주장했고, 여당은 "대통령이 실험 대상이냐"고 반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문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눈 뒤, 마포구 최초 접종자인 김윤태(60) 넥슨어린이재활병원장의 접종 모습을 지켜봤다. 문 대통령은 김 원장이 접종실로 들어오자 인사를 하며 "역사적인 1호 접종이신데 접종 하는 것 좀 지켜봐도 되겠느냐"고 양해를 구하자, 김 원장은 "영광이다"라고 답했다.문 대통령은 김 원장이 접종 직전 간호사에게 "안 아프게 놔 달라"고 하자, "아니 의사 선생님이신데"라고 하면서 웃었다.
문 대통령과 김 원장은 접종 후 대화를 나누면서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이 충분히 검증됐다고 판단하며, 현재 개발된 코로나 백신들은 아동들에게 접종이 불가능함에 따라 병원 종사자들이 백신 접종을 통해 면역력이 약한 아동 환자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문 대통령은 오상철 마포구 보건소장의 안내에 따라 '접종자 등록 대기→예진 및 백신 준비→접종→이상반응 관찰실→집중 관찰실' 순으로 둘러보며 예방 접종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정 청장은 "오늘부터 코로나 예방 접종을 시작한다. 코로나를 극복하고 국민들께서 소중한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안전한 예방 접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 소장도 "오늘부터 예방 접종을 시작해서 3월 18일까지 관내 1차 접종을 완료하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