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절제'…이재명·정세균은 尹과 선명한 '대립각'
윤석열 검찰총장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들의 대응 태도에 '온도차'가 감지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절제된 반응을 보였지만,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정세균 국무총리는 거리낌 없이 '윤석열 때리기'에 나섰다.
오는 9일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는 이 대표는 4·7 재·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어 지지율 반등을 모색해야 하는 만큼 굳이 윤 총장과 대립각을 세우려고 하지 않는 모습이다.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검찰과 정면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면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분(윤 총장)의 말씀을 충분히 알고 있지 못한다. 검찰개혁 관련 의견이라면 (윤 총장이) 법무부를 통해 제시하는 게 더 일반적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언론을 통해 중수청 신설에 대해 강한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윤 총장을 절제된 표현으로 비판한 것이다.
반면 이 대표에 비해 서울·부산시장 보선 책임론에서 자유로운 이 지사와 정 총리는 윤 총장을 향해 '처신을 똑바로 하라'는 취지의 직격탄을 날렸다.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에 어필해 당내 '주류 대권주자'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 지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경기도청 주관 경기도 국회의원 초청 정책협의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임명직 공무원으로서 문재인 대통령의 말씀에 들어 있는 기준에 따라 행동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없는 죄를 만들고 있는 죄를 덮는 과거의 검찰이 아니라 국가의 질서유지, 국민의 인권보장을 위해 제대로 기능하는 검찰로 거듭나게 하는 검찰개혁 과제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총리도 윤 총장을 향한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검찰총장이 검찰 관련한 입법을 국회와 얘기하는 게 옳지, 일간지에다가 말하는 게 행정가의 태도인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정치인 같다"고 맹비난했다. 같은 날 JTBC '뉴스룸'에 출여해서도 "윤 총장이 주어진 일보다 다른 생각이 있는 것 같다"며 "거취에 대해 대통령에 건의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정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도 "(윤 총장이) 정말 자신의 소신을 밝히려면 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처신해야 한다. 나는 이 상황을 엄중하게 주시할 것이고 총리로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4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번 재보선 결과에 따라 대선 후보로서의 운명이 결정되는 이 대표와 달리 이 지사와 정 총리는 민감한 '윤석열 이슈' 대해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또 이번 기회에 친문에 눈엣가시로 여겨지는 윤 총장과 각을 세워 여권의 대권주자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려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