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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광풍 힘입어 '스톡옵션' 행사 봇물…커지는 대박 꿈


입력 2021.03.16 05:00 수정 2021.03.15 14:23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최근 1년 간 스톡옵션 행사 607건…전년 동기比 167건↑

쿠팡, SK바사 등 공모주 열풍에 임직원 대규모 차익 실현

전문가 "주가 하락 부추길 수도…행사 조건 명확히 해야"

IPO 광풍으로 공모가와 주가가 상승하면서 신규 상장 기업 스톡옵션 행사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픽사베이

기업공개(IPO) 시장 광풍으로 스톡옵션을 활용한 차익실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최근 뉴욕 증시에 상장한 쿠팡을 비롯해 SK바이오사이언스 등 IPO 대어들의 공모가와 주가가 무섭게 치솟아서다. 일각에선 스톡옵션이 일부 임원에게 한정적으로 부여된 데다 차익실현 후 직원 퇴사를 부추기는 역할까지 하는 만큼 체계화된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쿠팡 임직원이 보유하고 있는 스톡옵션은 총 6570만3982주로 집계됐다.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자사 주식을 일정 가격에 매수할 권리를 부여한 제도다. 기업 주가가 상승하면 임직원은 낮은 가격으로 사들인 스톡옵션을 행사해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번 쿠팡 사례가 대표적이다. 쿠팡 임직원은 스톡옵션으로 1.95달러(약 2200원)에 쿠팡 주식을 사들였다. 상장 당시 쿠팡 공모가가 주당 35달러(약 4만원)까지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임직원은 앉아서 21억7152만 달러(2조4688억원)에 달하는 평가차익을 얻은 셈이다.


올해 스톡옵션으로 대규모 차익 실현이 예정된 기업도 있다. 최근 국내 공모주 역대 최대 증거금을 끌어 모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재용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직원 4명에게 54만67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스톡옵션 행사가는 9145원이다. 이를 공모가인 6만5000원으로 뺀 뒤 전체 물량으로 곱하면 임직원 스톡옵션 행사가격은 301억9912만원에 달한다. 만약 SK바이오사이언스가 시초가 두 배 형성 후 상한가로 직행하는 '따상'에 성공할 경우 주가는 16만9000원까지 상승하고, 스톡옵션 차익은 864억2880만원까지 치솟는다.


ⓒ데일리안

스톡옵션 대박은 지난 해에도 있었다. 작년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 임직원은 평균 1만1361원의 행사가격으로 총 482만2164주의 스톡옵션을 보유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후 이틀 연속 상한가(따상상)를 기록하며 주가는 단숨에 8만1100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카카오게임즈 임직원은 스톡옵션 행사만으로 3362억9289만원 규모의 차익을 실현하게 됐다. 1인당 차익 규모도 3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스톡옵션 활황은 IPO광풍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IPO광풍이 시작된 지난해 3월 12일부터 이번 달 12일까지 최근 1년 간 행사된 스톡옵션 행사건수는 607건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 440건 대비 167건 급증한 규모다.


일각에서는 잇따른 스톡옵션 대박 사례가 기업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스톡옵션으로 차익을 거둔 직원들이 회사를 떠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상장한 SK바이오팜이 상장 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따상상상)를 기록하면서 스톡옵션과 우리사주제도를 활용한 1인당 평가이익이 16억원까지 치솟자 한달 만에 전체 직원(207명)의 35%에 달하는 70명의 직원이 퇴사를 결정한 바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퇴사자가 발생하거나 주식이 일시적으로 풀려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등 스톱옵션의 부정적 측면을 간과해선 안 된다"면서도 "임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긍정적 의미도 충분한 만큼 스톡옵션 오용을 막기 위한 행사 조건을 명확히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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