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특화 강재 ‘디-메가빔’으로 하중 극복
장세욱 부회장 "AI는 시대적 흐름"...전사적 AI 교육
유휴부지 활용 데이터센터 검토...사업 영토 확장
서울 중구 수하동 동국제강그룹 본사 페럼타워 전경.ⓒ동국제강그룹
인공지능(AI) 열풍이 전통적인 굴뚝 산업인 철강의 수요 구조마저 바꿔놓고 있다. 반도체와 전력 설비에 집중됐던 AI 투자 낙수효과가 데이터센터 인프라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이를 지탱할 고강도 특수 강재가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했다. 동국제강은 전용 강재 개발과 인프라 운영 신사업을 양 축으로 삼아 기민한 대응에 나섰다.
3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이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맞춤형 초대형 형강 제품을 앞세워 시장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AI 역량 강화를 위해 GPU 확보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첨단 GPU 1만3000장을 확보한 데 이어 올해에도 2조800억원을 투입해 GPU 서버와 부대 장비를 구매한 뒤 이를 산·학·연에 공급할 예정이다.
다만 AI 데이터센터는 설계 단계부터 일반 빌딩과 다르다.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와 대규모 냉각 장치가 겹겹이 쌓이는 다층 구조인 데다, 고전력 설비가 밀집되면서 건물이 버텨야 할 하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기존 건축용 자재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초고하중을 견디기 위해 강도와 폭을 극대화한 특수 형강이 필수적이다.
동국제강은 이에 대응해 국내 최대 사이즈인 폭 3m급 초대형 거더용 특수 강재 ‘디-메가빔(D-Mega Beam)’을 선보였다. 하중 지지 능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만큼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건설의 자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제품 혁신 이면에는 장세욱 동국제강그룹 부회장의 강력한 ‘AI 의지’가 자리 잡고 있다. 장 부회장은 평소 “AI와 휴머노이드 등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면 생존할 수 없다”며 임직원들에게 능동적인 체질 개선을 주문해 왔다. AI 도입이 단순한 인력 감축이 아닌,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확고한 경영 철학이다.
실제로 장 부회장은 임직원들이 최신 AI 서비스를 일상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하는 한편, 그룹 연수원을 통해 직급별 맞춤형 AI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사업 영역 또한 제조를 넘어 운영으로 확장 중이다. 동국제강은 그룹이 보유한 유휴 부지와 전력 인프라를 활용해 AI 데이터센터를 직접 건설하고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장 부회장은 최근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AI 데이터센터는 과거부터 여러 차례 검토해 온 사안”이라며 “투자 규모가 큰 만큼 회사 역량에 맞춰 접근할 것”이라고 신중하게 답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동국홀딩스는 자본금 일부를 이익잉여금으로 전환, 약 2000억원 규모의 실탄을 마련한 상태다. 대규모 투자 부담을 고려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중심의 투자 기조를 유지하되, 성장성이 높은 AI 인프라 시장을 선점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저탄소 강재 협력을 추진하는 등 철강업계의 AI 테마 합류가 거세다”며 “동국제강은 특화 강재인 ‘디-메가빔’과 그룹 차원의 AI 인프라 투자 계획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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