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10%는 오세훈 시장 당선시키는 것…
그것이면 국민의힘에서 할 일 다한다는 생각"
안철수 향해선 누그러져…선대위원장 권유
"야권 흥행을 위해 노력해준 점 대단히 감사"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야권 단일후보 확정으로 자신이 국민의힘에 할 수 있는 기여의 90%는 다했다고 생각한다는 소회를 밝혔다.
야권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분루를 삼킨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서는 야권의 흥행을 위해 노력해준 점에 감사하다고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보이며, 4·7 재·보궐선거 이후 야권재편 과정에서 국민의당도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23일 오전 야권 단일후보 발표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세훈 후보가 시장 후보가 된 것으로 내가 국민의힘에 와서 할 수 있는 기여의 90%는 다했다"며 "나머지 10%는 오세훈 후보를 시장에 당선시키면 그것으로 내가 국민의힘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단일화 여론조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야권 단일후보가 오세훈 후보로 결정된데 대해, 김 위원장은 제1야당의 당세(黨勢)가 오 후보의 승인(勝因)이 된 것으로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벌써 3개월 전부터 본인 스스로가 '야권의 단일후보가 되겠다'고 했기 때문에, 그게 미치는 효과가 굉장히 커서 지지도를 유지했다"며 "우리 당은 후보 확정을 지난 3월 4일에 했으니 상대적으로 일반 국민에게 후보로 노출되는 기간이 짧아 염려했지만, 당의 힘이 기반이 돼서 오세훈 후보로 (야권 단일후보가) 결정됐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날선 설전을 주고받기도 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에 대해서는 누그러진 모습을 보였다. 또, 향후 국민의당과의 공동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안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 위촉도 권유하는 자세를 취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안철수 후보를 향해 "그동안 야권의 흥행을 위해 여러 가지로 노력을 많이 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감사하다"며 "본인이 스스로 '단일후보가 확정되면 열심히 시장 선거를 돕겠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그와 같은 말이 지켜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단일화 과정에서 거론된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에 관해서는 "시기적으로 선거를 하는 과정 속에서는 합당이라는 일을 추진할 수가 없다"며 "일단 선거를 승리로 이끌고 난 다음에 국민의힘이 중심이 돼서 야권 전체를 개편할 때, 그 때 아마 국민의당도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가 나중에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