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배우자 2009년 6월 이전등기 경료한 뒤
지난 22일까지 등기부의 소유권 변동내역 없어
매입한지 11년 뒤인 지난해에 주소이전 '의아'
"'배우자 실거주'라더니…11년만에 전입신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처분했다고 밝힌 일본 도쿄 아카사카(赤坂) 고급 맨션의 등기가 여전히 배우자 명의로 남아있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박 후보 측은 "잔금을 아직 치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국민의힘은 "계약서를 공개하라"며 강공을 펼치고 있다.
23일 박영선 후보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등록을 하며 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한 재산신고 내역에 따르면, 박 후보의 배우자 이원조 씨는 일본 도쿄 미나토구 아카사카4초메에 71㎡(21.5평) 넓이의 맨션을 소유하고 있다. 일본의 맨션이란 우리나라의 고급 아파트에 해당한다.
이 건물 '파크코트 아카사카 더 타워(パークコート赤坂ザ·タワー)'는 43층 높이의 초고층 타워 맨션으로 지난 2009년 완공됐다. 일본의 재벌 미쓰이부동산(三井不動産)의 유명 브랜드 맨션으로 3층에 가든 라운지, 36층에 스위트 스카이 라운지 등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어 일본 현지에서도 프리미엄 맨션으로 분류된다. 박 후보는 9억7300만 원을 신고했지만, 동일 면적의 매물은 1억3500만 엔(약 14억 원)에 나와있다.
'도쿄 부동산'이 논란이 되자 박영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박성준 대변인은 지난 21일 논평에서 "해당 아파트는 지난 2월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2일까지도 일본 등기부등본의 해당 아파트 소유권자는 박영선 후보 배우자의 일본명인 '다니엘 원조 리(ダニエル·ウォンゾ·リー)'로 등기가 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재개발이 이뤄진 헤이세이(平成) 21년(2009년) 6월 24일 미쓰이부동산과 신일철도시개발에 의해 소유권보존등기가 이뤄진 뒤, 이틀 뒤인 26일에 '다니엘 원조 리'에게 매매를 이유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이후 지난 22일까지 소유권 변경 내역이 없었다.
박영선 후보 캠프 관계자는 "(구매자가) 아직 잔금을 치르지 않아 등기를 변경하지 못했다"며 "곧 잔금을 받고 등기 (이전)도 마무리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매각 중이라면 이를 증명할 수 있는 매매계약서를 공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등기부 상의 변동이 없다가 11년만인 지난해에 주소이전 사실이 부기된 것도 특이한 지점이다. 레이와(令和) 2년(2020년) 3월 13일, 해당 맨션의 등기부에 주소이전의 부기 사실이 기재됐다. 도쿄 롯폰기1초메에 주소지를 두고 있던 '다니엘 원조 리'가 같은해 2월 25일에 이 맨션으로 주소이전을 했다는 것이다.
2009년 6월 26일에 매매를 이유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했는데도 주소이전은 2020년 2월에야 했다면 박 후보의 배우자는 그동안에는 왜 이 맨션에 주소를 두지 않았는지, 그동안 이 맨션에는 누가 살았는지, 만약 세를 줬다면 임대료 수입과 그에 따른 세금 납입 등은 어떻게 된 것인지 의구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오세훈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조수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박영선 후보는 (해당 맨션이) 일본에서 근무하는 배우자의 실거주용이라고 하더니 채널A에는 '2009년 6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거주했다'고 해명했다"면서도 "그런데 서류(등기부등본)에는 박 후보 배우자가 입주한 시기가 '2020년 2월 (25일)'로 기록돼 있다. 박 후보 측 해명과 서류상 기록 사이에도 차이가 있다"고 추궁했다.
아울러 "박 후보는 지난 2월 해당 아파트를 처분했다고 밝혔는데, 배우자는 2020년 2월 해당 아파트에 매입한지 11년만에 전입신고를 한 것"이라며 "팔기로 한 집에 전입신고를 한 이유가 있었을지 궁금증을 갖게 한다"고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