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수탁고 규모 1032조3000억원…1년 전보다 7.1%p 상승
퇴직연금·부동산담보신탁 영향…"외형 대비 수익기반 악화"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신탁회사 수탁고가 1000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와 주가연계신탁 등 고수익상품 판매 저조로 신탁보수는 감소했다.
3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신탁업 영업 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61개 신탁회사(겸영+전업)의 총 수탁고는 1032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1%(68조1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가운데 은행은 492조7000억원, 증권사는 244조3000억원으로 전년말보다 각각 12조3000억원(2.6%), 11조4000억원(4.9%) 증가했다. 반면 보험사는 17조9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조5000억원(12.3%) 감소했다.
신탁재산별로 보면 금전신탁의 경우 502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3조1000억원(4.8%) 증가했다. 이중 대부분(486억원, 96.7%)은 정기예금형신탁이나 IRP 등이 포함된 특정금전신탁이 차지했다. 재산신탁은 529조원으로 1년 새 44조7000억원(9.2%) 증가했다. 재산신탁 대부분(99.3%)은 부동산신탁(334조1000억원)과 금전채권신탁(191조7000억원)이 차지했다.
반면 지난해 신탁회사들이 받은 신탁보수는 총 1조9446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3%(3786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신탁 보수의 경우 8353억원으로 전년 대비 0.5%p 감소하는데 그쳤으나 특정금전신탁 보수(9923억원) 감소세가 27.2%(-3710억원)로 두드러졌다.
이같은 감소세는 은행과 증권의 주가연계신탁 보수가 각각 3742억원(60.1%), 178억원(73.5%) 감소했고 부동산신탁사의 차입형 토지신탁 보수가 27% 이상 감소한 데 기인했다.
금감원은 "금리인하에 따른 수수료율 하락과 주가연계신탁 등 고수익 상품 판매가 저조하면서 신탁보수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업권별로는 겸영신탁회사(은행·증권·보험) 수탁고가 2.9%(21조2000억원) 증가한 754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은행의 퇴직연금·수시입출금신탁 수탁고가 각각 17조9000억원, 9조8000억원 가량 증가했고 증권사의 채권형금전신탁도 전년 대비 7조1000억원 가량 늘며 규모가 확대됐다.
전업사인 부동산신탁사는 담보신탁과 관리형토지신탁이 1년 만에 46조9000억원(20.3%) 늘면서 27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금감원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신탁사가 퇴직연금과 부동산담보신탁 등의 성장으로 양호한 영업실적을 시현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저금리 기조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외형성장 대비 수익기반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시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에 민감한 부동산신탁사의 경우 유동성 리스크 점검을 강화하고 특정금전신탁 편입상품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에 나서는 등 시장 변화에 면밀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