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서 시민지지 연설 나섰던 30대 여성
일반 시민처럼 말했으나 실은 민주당원
동작서 연설한 ‘대학원생’도 전직 당직자
'평범한 시민' 자격으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지연설을 했던 한 시민이 사실은 민주당 2030 선대위 출신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원 혹은 선대위 출신이 연단에 올라 박 후보 지지연설을 하는 것 자체는 문제 될 게 없으나, 청중에게는 마치 일반 시민처럼 여겨지도록 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3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입구역 4거리에서 진행된 '박영선의 힐링캠프'에서는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의 대담을 마친 뒤 시민지지 연설이 이어졌다. 사회를 맡은 노정렬 씨는 "한 시민이 경쟁을 뚫고 올라왔다"며 일반 시민으로 박희정 씨를 소개했다.
박 씨는 "저는 30대 여성 시민"이라며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서게 된 이유는 왜 우리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투표해야 하는지, 왜 박영선 후보를 뽑아야 하는지 (말하려고 섰다)"고 입을 열었다.
박 씨는 "요즘 20대 30대는 절망에 빠져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최저 수준에 가까운 월급을 아끼고 아껴봐도 안정적으로 살 수 없을 것이란 회의감이 크다"며 "그런데 지금 정치는 20대와 30대의 고통을 모르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년 한 사람으로서 불안감에 밤잠을 설친다"고도 했다.
이어 "2030은 불의와 몰상식 앞에서 촛불을 들고 행동했다. 그렇게 세상을 바꿨다"며 "비록 지금 상황이 짜증 나고 기대되지 않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다시 투표장을 향해야 한다. 우리가 느끼는 불안감 상실감 박탈감을 투표라는 행동으로 표출해야 정치가 반응한다"고 독려했다.
그러면서 "불도저식 개발을 추진하는 당, 아이들 밥을 정치에 이용하고 부잣집 아이와 가난한 집 아이, 강남과 비강남 구분하는 시장을 바라지 않는다"며 "시민 한 분 한 분의 삶을 무겁게 여기고 보살필 수 있는 후보 박영선"이라고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박 씨는 민주당에서 활동하시는 분이 맞다"며 "자기 직책을 밝히고 연설을 해도 전혀 문제 될 게 없는데 왜 밝히지 않은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앞서 동작구 유세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이날 서울 동작구 사당동 태평백화점 앞 유세에서 시민지지 연설에 나선 홍재희 씨는 "저는 서울에 사는 평범한 대학원생"이라고 소개했지만 실은 민주당 전 전국대학생위원회 대변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집중유세 사회를 맡았던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홍 씨를 "28살 대학원생 홍재희님"이라고 소개했으며, 홍 씨는 연단에 올라 "제가 오늘 이 자리 용기 내 올라온 것은 모든 20·30대 청년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한다는 왜곡을 바로잡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 역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와 집값 상승 등으로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컸다"면서 "하지만 분노를 가라앉히고 이 문제를 바로잡을 진실된 후보를 선택할 시간"이라며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