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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민심르포 ①동부산권] "김영춘, 당이 별로" vs "박형준, 비리 의혹이 좀…"


입력 2021.04.02 07:00 수정 2021.04.03 23:14        데일리안 부산 =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동부산권, 보수세 강한 지역으로 꼽혀

대체로 "김영춘·박형준, 둘 다 별로"

與 지지층 "박형준, 비리 의혹이 너무 많아"

野 지지층 "文정부, 제대로 한 게 하나도 없어"

3월 2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 앞에서 좌4동 주민센터 관계자들이 부산시장 보궐선거 선거벽보를 부착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보수의 아성인 부산에서도 동부산권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동부산권인 해운대구·수영구·남구·동래구·금정구·기장군의 현역 국회의원은 남구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재선)을 빼고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다만 해운대구와 남구는 부산 표심의 '바로미터'로 꼽아도 될 정도로 역대 부산시장 선거에서 각 후보들이 얻은 최종 득표율과 매우 비슷한 득표율을 보인 지역이다.


해운대구와 남구의 표심을 살펴보면, 해운대구 유권자들은 2018·2014년 시장 선거 결과에서 최종 득표율에 가장 근접한 선택을 했다. 2018년 시장 선거에서 오거돈 민주당 후보는 55.23%%, 서병수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는 37.16%%를 얻었다. 당시 해운대구에서 두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55.31%, 36.90%였다. 남구에선 두 후보는 각각 54.90%, 37.7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2014년 시장 선거(서병수 50.65%·오거돈 49.34%)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해운대구의 투표 결과를 보면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는 50.18%, 무소속 오거돈 후보는 49.81%를 획득했다. 남구의 경우 두 후보는 각각 50.30%, 49.69%를 얻었다.


'부산의 강남'으로 불리는 해운대구 특성에 대해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초선·해운대구을)은 "을 지역은 진보세와 보수세가 왔다 갔다 하는 편이고, 갑 지역은 보수세가 훨씬 더 강하다"고 했다. 다만 김 의원은 "지금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민심이 분노하면서 (국민의힘 쪽으로) 많이 기울어진 것 같다"고 했다. 엘시티 비리 연루 혐의로 구속됐던 배덕광 전 새누리당 의원이 항소심 선고 직전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치러진 2018년 6월 보궐선거에선 윤준호 전 민주당 의원이 당선됐지만 지난해 4·15 총선 때 김 의원이 탈환했다. 갑 지역에선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내리 3선을 했다.


박재호 민주당 의원(남구을)은 남구 특성에 대해 "원래 보수세가 강한 곳"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이 지역에서 3번 낙선(17~19대 총선)한 끝에 20대 총선 때 처음 국회에 입성했고 21대 총선 때 재선에 성공했다. 남구갑 지역 현역은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초선)이다.


1일 오후 부산 남구 용호동 엘지메트로시티 앞 횡단보도ⓒ데일리안 송오미 기자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일 직전인 1일에 만난 해운대구·남구 유권자들은 대체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는 동시에 각종 의혹에 휩싸인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면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다"는 반응이 많았다.


남구 문현동에 거주하고 있는 주부 최모씨(37·여)는 "솔직히 민주당 김영춘·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둘 다 마음에 안 들지만, 그래도 민주당 찍을 것 같다"며 "박형준은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 딸 입시 비리 의혹 등 제기되는 의혹이 너무 많아서 찝찝하다"고 했다.


문현동에 거주하고 있는 세무사 이모씨(41·남)는 "가덕도 신공항 조기 완공을 바란다. 김영춘 후보가 당선돼야 신공항 건설에 속도가 붙을 것 같다.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당선되면 신공항 건설 계획이 지연되거나 무효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또 "부동산 투기 의혹, 국정원 민간인 불법 사찰 연루 개입 의혹 등 각종 비리 혐의가 많은데, 이에 대한 졸렬한 해명은 부산 시민들을 우습게 보는 것 같다"고 했다.


남구 용호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김모씨(53·여)는 "이번에는 진짜 찍을 사람이 없다. 당 보고 찍을 것"이라며 "부동산 정책, 세금 문제 등이 결심에 영향을 많이 미쳤다. 박형준이 의혹이 많다고 하는데 다 '도찐개찐'"이라고 했다. 다만 "선거 초반에는 2번이 확실히 되는 분위기였는데, 엘시티 문제랑 자식 입시 비리 의혹 등이 터지는 바람에 표가 좀 갈릴 것 같다. 투표함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용호동 엘지메트로시티에 살고 있는 주부 이모씨(42·여)는 "오거돈 전 시장이 성추행 저질러서 다시 선거를 치르는 건 정말 마음에 안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후보에겐 도저히 표를 줄 수가 없다"고 했다. 이 씨는 "원래 이 동네가 보수세가 정말 강했는데 박재호 의원이 당선된 이후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해운대구 우동에 거주하고 있는 직장인 최모씨는(35·남) "지난 대선·지방선거·총선 때 민주당 찍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찍어주기 싫다"며 "케이(K) 방역 그렇게 자랑하더니 백신은 제대로 확보 못하고, 집값만 올려놨다.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는 거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여야가 서로 견제가 돼야 좋은 정책이 나올 것 같다. 이번에는 야당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했다.


반송큰시장에서 40년째 채소 장사를 하고 있는 문모씨(54·남·반송동)는 "김영춘(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은 해양수산부 장관까지 하고 똑똑한 사람인데 당이 마음에 안 든다카이. 민주당은 북한만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형준(국민의힘 후보)이가 엘시티 비리가 있든 말든 일단 정권을 바까야 되는 기라. 박형준보다 문재인 정권이 잘못한 게 더 크게 때문에 민주당은 절대 못 찍어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년째 떡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52·여·반송동)는 "큰일을 하려면 사람이 깨끗해야 한다. 도덕성이 제일 중요하다"며 "해운대도 예전에는 보수세가 강했는데 요즘에는 (진보·보수) 팽팽하다. 젊은 사람들 중에선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다"고 했다.


옷 장사를 하고 있는 박모씨(71·여·반송동)는 "박형준이가 인기 많다. 인물도 좋고, 당은 더 마음에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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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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