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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도 LG-SK 합의 고대했다…즉각 환영 성명


입력 2021.04.11 22:04 수정 2021.04.11 22:04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LG-SK 합의는 미국 노동자와 자동차 산업의 승리"

USTR 대표에 "합의 촉진, 분쟁 해결 노력에 감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자료사진) ⓒAP/뉴시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분쟁 와중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판결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촉각을 기울였지만, 정작 바이든 대통령은 양측의 합의를 고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양측의 합의가 발표되자 미국 시간으로 아침이 밝는 즉시 기다렸다는 듯 환영 성명을 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공약이었던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계획’의 핵심은 미래의 전기차와 배터리를 미 전역에서, 미국 노동자들이 만드는 것이었다”면서 “이번(LG와 SK의) 배터리 분쟁 합의는 미국 노동자와 자동차 산업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전기차 및 관련 부품 공급과 미국 내 고임금 일자리 창출 및 미래 일자리 기틀 마련을 위한 강력하고 다각적이며 탄력적인 미국 기반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이 필요하다”면서 “오늘 합의는 그 방향에 맞는 긍정적인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SK가 LG에 배상금 2조를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배터리 분쟁 합의를 발표했다. 양측은 관련된 국내외 쟁송을 모두 취하하고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ITC는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최종 판결하고, SK의 배터리 셀과 모듈, 팩 및 관련 부품·소재에 대해 10년 동안 미국 내 수입 금지를 명령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ITC 판결에 대해 60일 이내에 승인 또는 거부를 결정할 권한이 있었고, 그 마감 시한은 11일 자정(한국시간 12일 오후 1시)까지였다.


지난 2개월간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는 미국 정계와 산업계를 떠들썩하게 할 정도로 큰 이슈였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공장이 위치한 조지아주의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ITC 판결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성명 혹은 서한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26억달러 규모의 투자와 2600명의 일자리가 날아간다”고 압박했다.


조지아주 상원의원인 라파엘 워녹 역시 “ITC의 결정이 조지아주에 대한 투자와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며 “조지아주 근로자들과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확산 정책에 치명타를 줬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연방정부 입장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전기차 및 관련 인프라 확대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과 배터리 등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자 공급망 재검토에 나선 상황이라는 점에서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그대로 용인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해 미국 대통령이 ITC 결정을 뒤집은 사례가 없는데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통상질서를 어지럽히는 대표적 불공정 관행으로 거론되는 지식재산권 침해를 강하게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거부권을 행사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컸다.


이런 상황에서 거부권 행사 기한을 코앞에 두고 나온 LG와 SK의 합의 소식은 바이든 대통령으로 하여금 골치 아픈 결정을 피할 수 있게 만들어 준 희소식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LG와 SK가 합의에 이르기까지 미 행정부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미국 전기차 산업과 일자리 창출에 긍정적인 합의를 촉진하고 분쟁을 해결하고자 지치지 않고 일해줘 고맙다”고 감사를 표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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