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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미아역 도심고밀개발 2차 후보지 선정, 주민들은 역시 '갸우뚱'


입력 2021.04.15 05:00 수정 2021.04.14 17:32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2000년대 들어선 신축 빌라·오피스텔 대부분

"개발 필요성 못 느껴"…주민동의율 10% 확보 난항 예상

도심공공복합주택사업 2차 후보지로 선정된 미아역세권 사업지 전경.ⓒ데일리안 배수람 기자

"여기를 개발하겠대요? 그럴 리가 없을 텐데. 오래된 단독주택 많이 허물고 신축 빌라, 오피스텔 들어선 지가 몇 년 안 됐어요"


지난 1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2차 선도사업 후보지로 선정된 서울 강북구 미아역세권 사업지 일대 주민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정부는 이날 2·4주택공급 확대방안 관련 강북구 11곳(역세권 7곳, 저층주거 4곳), 동대문구 2곳(역세권 1곳, 저층주거 1곳) 등 총 13곳을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후보지로 선정했다.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된다면 약 1만2900가구 규모의 신축주택이 공급될 전망이다.


이 중 강북구에서는 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역부터 미아역, 수유역 등지에서만 총 6건의 고밀 개발이 동시에 추진된다. 각각 미아역 동측·서측, 미아사거리역 동측·북측, 수유역 남측1·남측2 등이다.


미아역세권 사업지 위치도 및 개발조감도(안)ⓒ국토교통부

국토부에 따르면 미아역세권 사업지는 미아역에서 인접한 양호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타 역세권 대비 상대적으로 저밀·저이용돼 역세권 기능이 약하고 생활여건이 낙후됐다. 강북구 중심부에 위치한 주요 역세권인 만큼 고밀 개발을 통해 인근 역세권과 연계를 강화하고 지역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가 개발조감도를 제시한 당일, 본지 기자는 미아역세권 사업지를 찾았다. 노후 주택들이 즐비하고 상점들이 어지럽게 자리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단독주택과 신축 오피스텔, 빌라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차들이 오가는 도로는 물론 주민들이 통행하는 인도도 비교적 깨끗하게 정비된 상태였다. 주민들은 역세권 고밀개발 후보지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대부분 의아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미아역세권 사업지 전경.ⓒ데일리안 배수람 기자

인근 빌라에 10여년째 거주 중인 한 주민은 "역세권 고밀개발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은 있는데 우리 동네가 후보지가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라며 "동네 뒤쪽에 미아 258번지 같은 경우는 워낙 낙후돼서 재개발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 동네는 사는 데 불편함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곳 사업지 내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000년 전후로 빌라, 오피스텔 등이 쭉 들어섰기 때문에 집이 너무 낡았다거나 재개발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동네가 아니다"라며 "양쪽으로 상업지역이 자리하고 있고 여기는 섬처럼 주택이 많고 동네 분위기가 조용해 살기 좋은 편이라 주민들이 개발을 원할지 모르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에서 사업을 추진하려고 관심을 끌겠지만 신축 빌라가 워낙 많아서 주민동의를 받는 게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긍정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한 주민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놀이터나 공원처럼 아이들이 뛰어놀고 산책할 공간이 없다"라며 "집 몇 채 허물고 공원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기도 하고 정부가 주도해서 개발하겠다면 그런 부분들은 개선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번에 선정된 후보지들을 중심으로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주민 10% 동의요건을 우선 확보한 사업지는 7월부터 예정지구로 지정, 속도감 있게 개발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정비사업 로드맵을 전혀 모르고 오로지 법만 갖고 시범사업지를 선정했기 때문"이라며 "후보지 가운데 한두 건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사업에 빨리 착수한 경우 민간 재개발 대비 최고 30%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는데 이는 반대로 나머지 90~70% 개발이익은 공공으로 환수한다는 의미"라며 "이런 계획에 토지소유주들이 동의할 가능성은 희박할 거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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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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