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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후보 연속인터뷰] ② 초선이 묻고, 김기현이 답하다


입력 2021.04.17 03:00 수정 2021.04.21 19:33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편집자주》

데일리안은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후보 연속인터뷰를 시작한다. 원내대표 경선은 표심을 드러내지 않는 국회의원들이 유권자이기 때문에 '지구상에서 가장 어려운 선거'로도 불린다. 국민의힘 의원 과반을 차지하는 초선(初選) 의원들과의 통화를 통해 원내대표 후보를 향한 질문을 수집해 인터뷰 질문지를 구성했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경선의 유력 후보 중 한 명인 4선 중진 김기현 의원이 16일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이 당내 초선 의원들로부터 수집한 질문을 바탕으로 한 인터뷰 도중 답변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문재인정권 울산시장 하명수사 선거개입 의혹의 피해자,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현 정권 주요 의혹 사건의 최대 피해자가 제1야당의 얼굴로 나서려 하는 셈이라, 향후 결실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데일리안 원내대표 후보 연속 인터뷰는 지난 12~13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 10명과의 통화를 통해 '원내대표 후보에게 묻고 싶은 점' 공통 질문을 추출했다. 화두는 직전의 4·7 재보선 승리로부터 시작됐다. 16일 의원회관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김 의원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승리 공식처럼 대선을 앞두고 '대통합'을 통해 야권 단일후보를 만들어내는데는, 무계파이자 그 어디로부터도 '비토'를 받지 않는 자신이 가장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기현 의원은 "그동안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는 정치를 해왔다"며 "친박에 발 디딘 적 없고 비박 핵심도 아니었기 때문에, 친박도 비박도 내게 거부감이 없었다. 탄핵 때에는 울산시장으로 나가있었기 때문에 그로 인한 '비토'도 없다"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대표와는 중학교 선후배로, 별도로 만나 식사하면서 정국 현안을 얘기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는 서울법대 한 해 선후배 사이로, 내가 아는 사람과 윤 전 총장이 아는 사람이 서로 다 연결된 사이"라며 "나와는 연결고리가 다 있는 반면 비토가 없다. 대선을 앞두고 야권통합에 있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우월하지 않겠느냐"고 어필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의 승리를 어떻게 '전국정당화'로 이어갈 것인지에 대해서 김기현 의원은 "호남과의 동행·약자와의 동행이 필요하다"며 "비례대표를 호남에 의무적으로 배정하도록 당헌을 고치는데도 적극적으로 찬성했다. '김종인 비대위' 시절 5·18 묘역에서 무릎꿇고 사과하고, 호남 지역의 수해 복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우리의 진정성을 보여주려 했는데 이런 것들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에 관해 "인구가 120만 명까지 늘어날 때 전국 8도에서 많은 분들이 모여들어 영남에 속해있으면서도 가장 비(非)영남적인 곳"이라며 "지금 울산시장도 전북에서 중학교까지 나온 것처럼 지역 문제에 있어서 개방적이지 않으면 선거를 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라, 우리 당이 영남색을 벗어나는데 있어서는 다른 분보다 낫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김기현 의원은 맏아들과 세 딸을 두고 있는 '다둥이 아빠'다. 자녀가 모두 이번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에 기대를 보낸 2030 세대에 속해있다. 김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울산시장 사건으로 2년간 원외에 있을 수밖에 없었던 시절이 역설적으로 아이들과의 대화의 시간을 늘리면서 세대간 격차를 절감하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원내대표가 될 경우, 2030 청년 세대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당내당인 '청년의힘'과 관련한 당헌·당규 근거규정 마련 △'청년의힘' 대표에 회의 참석·모두발언권 부여하고 예산·정책적 배려 △당밖 시민사회단체 중 청년단체와의 교류 활성화, 원내대표가 직접 정례간담회 참석 등을 제시했다.


원내대표 후보에게 묻는 질문인만큼 관심은 상임위 재배분과 법안·예산 등 국회 운영과 관련한 원내 전략에 쏠렸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독식하고 있는 18개 상임위의 재배분 문제와 관련해 김 의원은 법사위를 여당이 '강도질'해갔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이를 돌려받아야 한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김기현 의원은 "법사위는 여당이 '강도질'을 해서 가져간 것인데, 이를 원상복구를 하는 것을 놓고 마치 자기것을 내놓는 것처럼 '주느니 마느니' 하고 있는 게 오만하기 짝이 없다"며 "법사위는 원상복구를 해야 한다. 우리가 달라는 게 아니라 공정과 상식을 회복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 정국이 어느 정도 진정되면 전국민에게 '으쌰으쌰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언했다. 재보선을 계기로 집권여당의 최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보편지급이 지론이다. 올해 연말 예산정국에서 민주당이 대규모 선심성 예산이 포함된 예산안을 편성한 뒤, 내년 3·9 대선을 앞두고 집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점증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김기현 의원은 "재보선 때도 민주당이 문자까지 보내가며 '10만 원씩 나눠주겠다'고 해서 내심 굉장히 우려했는데, 표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놀랐다"며 "우리나라는 베네수엘라와는 다른 높은 정치의식 수준을 갖춘 국민 보유국이라는 큰 발견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그렇게 (선심성 예산을 대폭 편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보지만, 만약 그렇게 한다면 우리 당의 입장에서는 미래세대에게 빚을 떠넘기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며 "그러잖아도 집값 폭등으로 희망을 없애고, 일자리를 없애고, 청년들을 절망에 빠뜨렸는데 빚까지 떠넘겨서야 되겠느냐"고 단언했다.


당내 현안인 지도체제 개편 문제와 관련해서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와 순수집단지도체제) 두 제도는 뭐가 좋고 나쁘고의 일도양단의 문제가 아니라 일장일단이 있다. 전당대회가 임박한 시점에 손을 대는 게 바람직한지 의문"이라며, 현행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유지에 무게를 실었다.


다음은 데일리안의 요청에 응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질문과 그에 대한 김기현 의원의 답변을 담은 인터뷰 전문이다.


"계파 속한 적 없어 친박도 비박도 거부감 없다
탄핵 때도 울산시장, 그로 인한 '비토'도 없어
안철수 중학 선후배, 윤석열은 한 학번 선후배
대선 앞두고 '통합' 관련 역할에서 분명 우월"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경선의 유력 후보 중 한 명인 4선 중진 김기현 의원이 16일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이 당내 초선 의원들로부터 수집한 질문을 바탕으로 한 인터뷰 도중 답변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 2030 청년들이 이번 4·7 재·보궐선거에서 우리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우리 당에 표를 많이 던졌다. 원내대표가 된다면 청년들의 기대에 부응해 원내에서 중점적으로 통과시키고자 하는 법안이나 정책을 구상한 것이 있는가.


"울산시장을 할 때부터 울산청년네트워크를 만들어 50명 내외의 청년들과 정기적으로 토킹타임을 가졌다. 각종 정책들을 설명하기만 하면 별로 먹히지 않고 자신들이 생각하는 주거나 혼인 등의 문제가 있더라. 그런 것들을 찾아내서 예산도 별도 배정·집행해봤다. 고마워하더라. 우리 당이 청년에 소홀했다고 하는데, 이런 면을 시도하지 않았던 게 아닌가 생각했다. 2030 세대로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다는 게 이번 재보선의 큰 의미다.


청년 지역봉사단체 '마주보기'와도 토론도 하고 코로나 이후로는 온라인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런 형태로 청년들과 접근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상시적으로 가동됐으면 한다. 우리 당내에 청년당이 있는데 당헌·당규에 아직 근거규정이 없다. 당헌·당규에 근거규정을 만들고 당내당인 청년당 대표에게 회의 발언권도 주고, 예산이나 정책적 배려를 해서 청년당이 실질적으로 접촉면을 넓힐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청년지도자 배출 과정이 소홀하다. 중앙당과 시·도당이 모두 노력해야겠지만, 청년정치사관학교라 이름 붙여서 시·도당에서도 지방선거나 차기 총선에 나가려는 사람들이 일찌감치 정치 경험을 하고 우리 당의 철학을 습득할 수 있도록 운영하면서 차츰 대학생 사관학교 형태로 번져갈 수 있었으면 한다.


당밖의 시민사회단체 중에서도 청년단체가 있다. 이들과의 교류도 활성화하겠다. 청년당이 중심이 되겠지만 원내대표가 힘을 싣겠다. '수시로 만나겠다' 정도가 아니라 아예 정해놓고 정례 간담회를 갖겠다. 함께 토론도 하고 비판도 듣고 우리가 고민도 하면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청년단체와 당 지도부를 연결하겠다.


맏아들과 세 딸이 모두 2030 세대 초반이다. 정치를 하면서 아이들과의 대화의 시간이 줄었었다. 아침 회의부터 시작해서 바깥을 돌다보니 그랬다. 그런데 울산시장 선거를 마치고 2년 동안 원외에 있으면서 시간이 많다보니 아이들과의 대화의 시간이 많아졌는데, 세대간 격차가 상당하구나, 확실히 세대가 다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나는 그래도 우리 당내에서 소장파·개혁파라 생각했는데, 청년 세대가 보기에는 고리타분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대와의 대화의 문을 열지 않으면 진정성이 들지 않겠다 해서 채널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꼈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압승했다. 이같은 흐름을 이어가 전국정당으로 면모를 일신해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해야할텐데 전국정당화와 관련한 복안이 있다면 말해달라.


"'전국정당화'라는 용어가 의도된 목적에 따라서 이상하게 활용되는 측면이 있다면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영남에만 압도적인 의석을 가지고 있는 모습으로는 집권할 수가 없고, 호남권·수도권·중부권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정책도 펼치고 구체적인 행동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전국정당화가 필요하다'는 말을 이해하고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호남과의 동행·약자와의 동행이 필요하다. 그 점에 있어서 치열하지 못했다는 반성적 고려도 한다. '약자와의 동행'에 열심히 함께 하고 있다. 김미애 의원이 인력도 부족하고 시스템도 정비가 덜 돼있어서 엄청 힘들다고 하더라. 하지만 굉장히 보람을 느끼는 일인만큼, 원내대표가 된다면 더욱 강화하겠다.


지역 문제에 있어서도 전국정당으로 확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비례대표를 호남에 의무적으로 배정하도록 당헌을 고치는데도 적극적으로 찬성했다. 김종인 비대위 시절 5·18 묘역에서 무릎꿇고 사과하고, 호남 지역의 수해 복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들이 우리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이런 것들도 강화하겠다.


나는 지역구가 영남이라고는 하지만 울산 지역이다. 울산은 영남에 속해 있으면서도 가장 비영남적인 곳이다. 인구가 120만 명까지 늘어날 때, 전국 8도에서 다 모여들어 전국 지형과 닮은 형태를 보이는 곳이다. 지금 울산시장도 전북에서 중학교까지 나왔다. 지역 문제에 있어서 개방적이지 않으면 선거를 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라, 우리 당이 영남색을 벗어나는데 있어서 다른 분보다 낫지 않겠느냐."


"울산시장 사건으로 2년 원외 있으면서 1남 3녀
아이들과 대화 늘려…세대 간의 격차 절감 계기
울산, 전국 8도서 모여들어 가장 비영남적인 곳
전국정당으로 확산하는 노력 내가 강화하겠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경선의 유력 후보 중 한 명인 4선 중진 김기현 의원이 16일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이 당내 초선 의원들로부터 수집한 질문을 바탕으로 한 인터뷰 도중 답변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 리더십에 여러 종류가 있지만 크게 분류하자면 카리스마형 리더십과 서번트형 리더십이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지금 우리 당에 좋은 묘목 102 그루가 있는데 어떤 토양에 심고 어떤 생육 환경을 만들어주느냐에 따라서 자라는 모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잘자란 나무들이 한데 모여 큰숲을 이룬다면 대한민국의 허파로서 역할을 하게 되지 않겠나. 지금 국민의힘에는 개성·역량·역할이 다 다른 국회의원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따로, 또 같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이끌어가는 '통합형 서번트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불공정·불의·불평등과 독재·억압 등 헌법 가치를 무너뜨리는 행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는 카리스마도 함께 가져야겠다. 문재인정권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 울산시장 선거와 그간의 국정 및 국회운영을 통해 확인됐다. 정부·여당의 악수를 저지하고 국민께 제대로 알려야 하는데, 그 스피커가 현 정권의 핍박·음해에도 생채기 하나 나지 않은 강단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올 것이다."


- 더불어민주당의 새 원내대표가 상임위원장 재분배를 할 수 있되, 법사위는 내줄 수 없다고 하면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 법사위를 제외한 7개 상임위원장을 받아올 생각인가. 아니면 법사위원장을 주지 않으면 상임위 재분배를 전면 거부하고 18개 상임위원장 민주당 독식 체제를 유지하라고 할 생각인가.


"법사위는 주고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원래 우리 야당의 것이다. 여당이 강도질을 해서 가져간 것이다. 원상복구를 하자는 것인데 마치 자기것을 내놓는 것처럼 '주느니 마느니' 하는 것이 오만하기 짝이 없다. 우리가 무슨 구걸을 하느냐. 우리는 정상화를 하자는 것이다.


자신들의 대부인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야당 총재였던 시절에 상임위를 배분하는 룰이 만들어졌고, 법사위원장은 계속 야당의 몫이었는데 강탈을 해갔다. '주느니 마느니'라니 얼마나 오만불손한 모습인가. 여당의 그런 오만하고 독선적인 모습을 국민이 심판한 것인데, 여전히 그런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법사위는 원상복구를 해야 한다. 그게 상식을 회복하는 것이고 공정을 회복하는 것이다. 우리가 달라는 게 아니라 공정과 상식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여당이 그것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여전히 오만과 위선, '내로남불'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 원내대표 임기 중에 여당이 임대차3법 밀어붙이듯 숫자로 밀어붙이는 일이 재연된다면 어떠한 전략으로 여당의 숫적 우위에 맞서 우리의 협상력을 제고하고 요구를 관철할 생각인가. 임대차3법 때처럼 당할 때는 당해주되 민주당의 전적인 책임임을 분명히 해두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고 생각하는가.


"민주당이 그렇게 하다가 이번 재보선에서 자신들의 묘혈을 스스로 팠기 때문에, 나는 이제 민주당이 그렇게는 하지 못할 것이라 예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한다면 수정안 제출, 필리버스터, 반대토론, 본회의장 퇴장 등 합법적인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여당의 포악무도한 일방통행식 국회운영을 국민에게 알리고 고발할 것이다.


임대차3법을 여당이 그렇게 했다가 국민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고 있지 않느냐. 젊은 사람들이 결혼을 해도 집을 구할 수가 없지 않느냐. 임대차3법부터 당장 정상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싸울 것인데, 물리력을 동원하자는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합법적 방법을 다 동원할 것이다."


- 일각에서 민주당이 지난해 총선 직전처럼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을 하지 않고 선별지급했던 것이 패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올해 연말 예산국회 때에는 보편지급을 위한 예산을 대거 확보한 뒤, 내년 3·9 대선 직전에 집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원내대표가 된다면 예산안과 관련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궁금하다.


"이 사람들이 재보선에서도 사실 그것을 써먹었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가 '10만 원씩 지급하겠다'고 내세웠는데, 서울·부산시민들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재보선을 거치면서 우리 국민들이 정말 현명한 정치판단을 하는 분들이고, 정치적 의식 수준이 높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는 사실 (민주당이) 문자까지 보내가며 '10만 원씩 나눠주겠다'고 해서 내심 굉장히 우려했다. 그렇다고 우리가 우리 당의 가치를 포기할 수가 없으니 따라할 수도 없었는데, 표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놀랐다. 우리나라는 아르헨티나·베네수엘라가 되지 않겠구나, 이런 나라들과는 다른 높은 정치의식 수준을 갖춘 국민 보유국이구나 하는 굉장히 큰 발견을 했다.


민주당의 포퓰리즘에 빠져 나라가 망할 줄 알았는데, 국민들께서 정치인들보다 더 걱정을 하시더라. 그런데 이 마당에 민주당이 또다시 50조, 100조 원의 빚을 내서 일률적으로 돈을 풀겠다? 우리 국민들께서 과연 '감사하다'고 받겠느냐. 다들 민주당을 무책임한 정당이라 인식하실 것이다.


그렇기에 민주당이 그렇게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보지만, 만약 그렇게 한다면 우리 당의 입장에서는 재정건전성을 지키고 미래세대에게 빚을 떠넘기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잖아도 집값 폭등으로 희망을 없애고, 일자리를 없애고, 청년들을 절망에 빠뜨렸는데 빚까지 떠넘겨서야 되겠느냐."


"법사위, 원래 야당의 것인데 여당이 '강도질'
상식 회복하자는데 '주느니 마느니' 오만하다
지도체제, 일도양단이 아닌 일장일단의 문제
전당대회 임박한데 손대는게 바람직한지 의문"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경선의 유력 후보 중 한 명인 4선 중진 김기현 의원이 16일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이 당내 초선 의원들로부터 수집한 질문을 바탕으로 한 인터뷰 도중 답변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 원내대표 경선이 있은 직후에는 전당대회가 열려 새로운 당 지도부가 선출된다. 사람이 하는 일인 이상 모든 현안에서 '투톱'인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견해가 하나같이 일치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당연직 최고위원으로서 당 지도부와의 관계설정은 어떻게 할 것이며, 당대표와 의견 차이가 생긴다면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원내대표와 당대표는 국민의힘이 수권정당으로 인정받아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토대를 다지는 공통된 목표가 있기 때문에 함께 가는 것이 필요하다. 설령 이견이 생긴다면 무엇이 국민의힘과 대한민국을 위해 바람직한 방향인지 치열하고 충분하게 토론·협의해서 일관된 메시지가 나가도록 해야 한다.


향후 있을 전당대회를 통해 역량 있고 개성 넘치는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세워질 것이다. 그들의 다양한 의견을 담아낼 수 있도록 각기 다른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함께 토론해서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시키는 민주주의의 참모습을 우리 당이 보여줌으로써 국민들에게 합리적이라는 평가와 지지를 받도록 하겠다. 내가 그 밀알이 되겠다."


- 원내대표를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Whip(채찍)이라고 부른다. 의원단의 기강을 잡는 것도 역할이다. 내년 3월 9일까지 당의 모든 초점은 정권창출에 맞춰져야 하는데, 만약 우리 당의 지지율을 떨어뜨리거나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에 국민적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논란이 소속 의원 중에 발생했는데 당사자는 억울하다고 항변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먼저 전제를 조금 말씀드리자면 미국은 당대표라는 개념이 없다. 원내대표밖에 없다. 전국위를 구성해 대표자가 선거를 지휘하는 역할은 하지만, 캠페인 기구라 당대표와는 다르다. 우리는 상시 체제로 중앙당과 사무처·당대표가 있는데 미국에서는 원내대표가 실질적인 당의 최종 리더이기 때문에 당무사항까지 처리를 한다.


일단 그러한 전제 하에서 그것은 그것이고 원내대표도 소속 의원의 논란에 대해서는 당내 2인자로서 책임과 역할이 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사실은 우리 당이 그간 그런 점에서는 냉정하다고 할만큼 신속하게 처리해왔고 조치들이 이뤄져왔다.


저쪽은 윤미향·남인순·고민정 의원을 다 그렇게 껴안고 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점에서는 냉정하다고 할만큼 도덕성을 엄격하게 운영해왔다. 송언석 의원도 당의 이미지 차원에서 그렇게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느냐.


김병욱 의원은 탈당했다가 의구심이 해소돼 복당을 신청하지 않았느냐. 정확한 진실은 조금 있다가 보면 밝혀질 것이다. 우리 당은 이 스탠스를 그대로 가져가야 하겠다. 도덕성 면에서 저쪽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국민들께 보여드려야 한다."


- 우리 당의 차기 지도체제와 관련해 현행 단일성 지도체제 유지와 순수집단지도체제로의 개편을 놓고 당내 견해 차이가 있다. 원내대표는 당연직 최고위원이기도 하다. 차기 지도체제에 관한 견해가 궁금하다.


"지금은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인데 사무총장 임명 등 몇 가지는 당대표가 권한을 갖고 최고위원들과 협의만 하면 되고, 공천이나 당헌·당규 개정 등은 협의가 아니라 의결을 해야 한다. 당대표에게 약간의 권한은 주어져 있지만 여전히 집단지도체제의 성격이 있다. 순수집단지도체제와 큰 차이가 있지 않다. 의원들께서도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시고 언론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아주 미세한 차이라서 중요한 이슈는 아니라고 본다.


한꺼번에 뽑느냐 따로 선거를 하느냐의 차이가 있는 것은 맞다. 따로 선거를 하면 좀 덜 영향력이 있는 분들이 들어가는 것은 맞는데, 같이 선거를 해보니까 1등이 대표를 하고 2등부터 최고위원을 하다보니 최고위를 할 때마다 '봉숭아학당'이라는 논란이 많고 의견이 정리가 안돼 불협화음이 났던 경험도 있다. 이것대로 저것대로 장단점이 있다.


특히 뭐든지 전당대회가 임박한 시점에 손을 대는 게 바람직하겠느냐는 의문이 있다. 당 구성원들 전체가 바꾸자고 한다면야 반영할 수 있는데, 두 제도는 뭐가 좋고 나쁘고의 일도양단의 문제가 아니다."


- 이번에 선출될 원내대표는 당연직 최고위원으로 당 지도부와 함께 대선후보 경선을 관리해야할 책무를 진다. 흥행을 성공시켜 국민의 이목을 사로잡는 한편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출해 정권을 탈환해오려면 대선후보 경선을 어떻게 치러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복안이 궁금하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굉장히 중요한 점을 확인했다. 우리가 후보를 잘 뽑으면 시민들로부터 매우 큰 지지를 확보할 수 있고, 당밖의 사람들과도 '빅텐트'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런 식으로 후보를 정해본 적이 없었다. 우리 당의 역사에서는 처음으로 확인한 것이다.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대선후보 선출 과정에서도 이러한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문재인정권을 종식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불공정이, 특권이, 반칙이 더 이상 횡행하지 않는 상식적인 나라를 만드는데 뜻을 같이 한다면 큰틀에서 합쳐야 한다. '빅텐트'를 만들어 야권 단일후보를 내면 국민들로부터 선택받을 것이라 확신한다.


나는 그동안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는 정치를 해왔다. 친박에 발 디딘 적 없고 비박 핵심도 아니었기 때문에, 친박도 비박도 내게 거부감이 없었다. 탄핵이 이뤄졌을 때에는 울산시장으로 나가있었기 때문에 그로 인한 '비토'도 없다.


또, 그동안 정치를 하면서 당내 소장파 그룹에 속해서 쓴소리를 많이 해왔다. 정치적 보폭으로 보면 중도에서 중도진보까지의 분들 사이에서도 거부감이 없다. 이번에 서울시장·부산시장에 당선된 오세훈·박형준 시장도 나와 같은 길을 걸어왔다. 16대 국회에서 '미래연대', 17대 국회에서는 '새정치수요모임'을 같이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나 권영진 대구시장도 다 거기에 속했던 분들이다. 면면을 보더라도 다 중도확장성이 있지 않은가.


그렇다고 강한 우파가 나를 거부하는가. 나야말로 문재인에 의해 탄압당해 희생당하지 않았었나. 강한 우파 국민들은 그분들대로 '김기현이 억울하게 됐다' '김기현이야말로 문재인정권 심판의 심볼'이라는 애정을 갖고 있다. 원내대표가 당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야권통합에 나서려면 특정 계파에 속해 있거나 특정 대권주자와 가까워서 거부감이 있으면 안되는데, 나야말로 '통합형 리더'가 될 수 있다.


홍준표 대표와는 의원회관 옆방 이웃이다. 안철수 대표와는 중학교 선후배다. 별도로 만나 식사하면서 정국 현안을 얘기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는 서울법대 한 해 선후배 사이다. 내가 아는 사람, 윤 전 총장이 아는 사람이 서로 다 연결된 사이다. 나와는 연결고리가 다 있는 반면 비토가 없다. 대선을 앞두고 야권통합에 있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우월하지 않겠느냐고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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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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