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서병수 "탄핵 잘못됐다" 발언에 국민의힘 '발칵…"거듭 죄송, 개인 의견"


입력 2021.04.22 02:40 수정 2021.04.21 23:14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서병수 발언에 지도부 선 긋고, 당내에선 "사과" 요구도

김종인 퇴임 후 '과거 회귀' 불안감 자극된 듯

여론도 이명박·박근혜 사면 '반대' 더 높아

지난 2016년 12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찬성 234, 반대 56, 무효 7, 기권 2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이 21일 돌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당내 최다선(5선) 중 한 명이 서병수 의원이 '탄핵의 잘못됐다'는 요지의 발언을 하면서다. 지도부는 곧장 '선 긋기'에 나섰고, 당 일각에서는 서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 의원의 발언에 대해 "우리가 대정부 질문을 일일이 사전 내용 체크하고 의견을 미리 (조율)할 수 없다"며 "그런 상황이어서 의원 개개인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서 의원이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청하며 "저를 포함해 많은 국민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잘못됐다고 믿고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다.


서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될 만큼 위법한 짓을 저질렀는지, 사법처리돼 징역형에 벌금, 추징금을 낼 만큼의 범죄를 저질렀는지 보통 상식을 가진 저로서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김재섭 "이러니 우리당 학습능력 떨어진다고 해"
조수진 "탄핵도 역사…선택적으로 수용해서야"
전남 당협위원장들 "사법부 판단 존중한다"


탄핵에 대한 이같은 서 의원의 발언에 하루가 지나도록 당내 여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대체로 서 의원의 발언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김재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의힘이 고개를 숙여 국민들께 사과를 구한지 이제 고작 5개월이 지났다"며 "이러니 젊은 세대가 우리 당을 두고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초선인 조수진 의원은 서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통령 탄핵'도 역사다. 역사는 선택적으로 수용해선 안 되며, 일부를 부정해서도 안 된다"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서 의원은 국민의힘 최다선으로, 온화하고 합리적 성품에 따르는 후배들이 많다"며 "서 의원의 사과를 간곡히 요청한다. 국민의힘이 진짜 변하고 있음을 보여달라"고 읍소했다.


국민의힘 전남 당협위원장들도 성명서를 내고 "전직대통령들의 과오, 탄핵에 관해 거듭 간절히 사죄하며, 사면론이나 당권경쟁 등 여의도 정치에 매몰되지 않고 민생과 미래를 챙기는 국민의힘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민의힘이 사법부의 판단이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내로남불' 정당이 되지 않고, 타인의 잘못보다 스스로의 잘못에 엄격한 정당이 되도록 저희부터 노력하겠다"며 탄핵을 인정한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이같은 당내 움직임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 종결 이후 당이 과거로 회귀하면서 또다시 국민 여론에서 이탈하는 행보를 보일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자극되며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민의힘 인사들이 앞다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제안하는 것과는 다르게, 여론은 여전히 사면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데일리안이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 의뢰해 지난 19~20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 과반인 50.2%는 "다가오는 8·15 광복절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특별 사면 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사면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44.8%였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슬기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