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진 집단 난조 텍사스, 양현종 빅리그 콜업
2012년 시애틀 이와쿠마의 전철 밟을 지 주목
텍사스 양현종이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메이저리그 콜업을 명 받았다.
텍사스는 27일(한국시간) 양현종을 빅리그로 올리며 메이저리그 계약을 발동시킨다고 발표했다.
양현종은 지난 2월 텍사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었고, 개막 로스터에 합류하지 못해 마이너리그 계약 조건을 이어오고 있었다. 다만 언제든 콜업될 수 있는 택시 스쿼드에 포함돼 빅리그 데뷔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텍사스는 양현종의 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외야수 레오디 타베라스를 제외했고 10일짜리 부상자명단에 있던 외야수 로날드 구즈먼도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으로 이동시켰다. 이에 양현종은 27일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리는 LA 에인절스전부터 불펜서 대기, 빅리그 데뷔를 기다린다.
양현종은 앞서 열린 스프링캠프서 5게임에 출전(선발 1회)해 10이닝을 소화했고 3볼넷 10탈삼진 평균자책점 5.40으로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개막 후 텍사스 투수진들이 집단 부진에 빠졌고, 결국 구단은 경험 많은 양현종 카드를 꺼내 분위기를 전환하겠다는 심산이다.
실제로 텍사스는 전날 선발로 나선 일본인 투수 아리하라 고헤이가 2이닝 6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진데 이어 선발진 붕괴로 조기 투입된 불펜에 심각한 무리가 온 상황이다.
일단 양현종은 불펜서 메이저리그 생활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대했던 선발 진입은 아니지만 지금 상황이라면 어떻게 상황이 바뀔지 모른다.
무엇보다 같은 지구에 소속된 시애틀 사례에서 보듯, 베테랑 아시아인 투수의 복권은 한 번쯤 긁어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시애틀은 지난 2012년 일본 특급 이와쿠마 히사시와 1년짜리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이와쿠마 역시 출발은 불펜이었다. 팀이 치른 15번째 경기에 와서야 첫 데뷔전을 치른 이와쿠마는 패전 처리조에서 공을 던지기 시작했고 구위를 인정받자 셋업맨, 스윙맨 등 점차 중용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데뷔 15번째 경기였던 7월 2일 볼티모어전을 통해 선발 데뷔의 기회를 얻는데 성공했다. 이후 이와쿠마는 시애틀의 2선발 투수로 발돋움했고 2013년에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까지 오르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써나갔다.
이와쿠마는 빅리그 초반 불펜서 총 14경기에 출장했고 30.1이닝 동안 28피안타 15볼넷 23탈삼진, 그리고 4.7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지극히 평범한 성적에도 선발진 합류가 가능했던 이유는 지금의 텍사스처럼 투수들이 집단 부진에 빠져있었기 때문이었다. 양현종도 제 역할만 충분히 해낸다면 충분히 장밋빛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