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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살하다 공 뺏겼다고…" 軍간부, 사병 폭행해 '6주진단'(종합)


입력 2021.05.02 19:59 수정 2021.05.02 19:58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군 간부, 풋살 경기 도중 사병 폭행

무릎 가격당한 사병 6주 진단 받아

간부들 사건 무마시키기 위해 집단 은폐 의혹

강원도의 한 육군 부대에서 군 간부가 운동경기 중 병사를 폭행해 골절상을 입히고는 사건을 무마시키기 위해 신고를 막으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시스

2일 육군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따르면 지난 1월 5일 육군 22사단 소속 A병사는 전투체육 시간에 다른 중대와 풋살 경기를 하던 중 간부에게 폭행을 당했다.


A병사는 "타 중대 간부 B부사관이 공을 뺏길 때마다 다가와 멱살을 잡고 위협 및 폭언을 하다가 결국 공도 없이 서 있는 나에게 달려와 무릎을 가격해 슬개골 골절로 6주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가해 간부는 '누가 후회하나 보자'라면서 계속 폭언을 했고,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으며 주변의 간부들이 다수 있었지만, 누구도 보호해 주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게다가 "지휘체계에 맞춰 사건을 보고한 뒤 의무대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있는데 이 간부가 찾아와 신고를 막으려 했다"며 "사건 진상을 파악하겠다던 또 다른 간부는 더는 신고하지 말고 부모에게도 알리지도 말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간부는 "둘이 남자답게 해결하자. 행정반에 있을 테니 얘기하고 싶으면 오라"면서 신고를 못하게 했다는 것.


게다가 부대 측은 가해자인 B부사관에게 자신의 부모님 전화번호를 유출했고, B부사관이 부모에게 전화해 '때린 사실이 없지만 합의하겠다'는 황당한 말을 했다고 A병사는 폭로했다.


ⓒ페이스북

A병사는 "부대 내에서 아무 조치가 없자 저는 무릎 통증으로 후송을 요청했고 사단의근대에 도착하자마자 간호장교님에게 사실을 말하고 간호장교님과 군의관님의 도움으로 군사경찰대에 신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를 때린 간부, 신고를 막은 간부, 군사경찰 조사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한 현장 간부들은 아직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며 "이 일로 트라우마와 관련한 상담 치료를 받고 있고, 최근에는 정신과 약물도 복용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사단장 "부적절한 행동 있었다"
진상 조사 및 해당 간부들에 대한 징계 약속


논란이 커지자 이날 해당 부대 사단장은 부대 측의 잘못을 인정하고 직접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어 진상 조사와 함께 해당 간부들에 대한 징계 등도 약속했다.


사단장은 "사단장으로서 이번 일로 상처받은 용사와 부모님께 심심한 위로와 함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한 용사가 운동 중 간부에 의해 슬개골 골절이라는 큰 상처를 입었고, 처리 과정에서 간부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군 수사기관에서 해당 간부에 대해 엄중히 조사한 뒤 사법 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지휘 조치를 소홀히 하고 부적절한 행동을 한 관계자는 감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규정에 따라 적절한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단장은 "피해 병사의 조속한 쾌유를 빌며, 그의 의사를 존중해 필요한 후속 조치를 다 하겠다"며 "다시 한 번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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