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츠전 4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3.06'
4회 잇따라 변수 발생하며 20분간 이어져
‘KK’ 김광현이 시즌 2승을 눈앞에 두고 아쉽게 교체됐다.
김광현은 6일(한국시간),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뒤 4회말 타석 때 교체됐다.
이날 세인트루이스는 메츠를 상대로 4-1 승리를 거두며 6연승 휘파람을 불었다. 승리 투수 요건을 만들지 못했으나 4이닝 1실점을 기록한 김광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3.29에서 3.06으로 낮아졌다.
제구가 몹시 흔들린 가운데서도 위기관리 능력이 빛을 발한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은 1회 1사 후 피트 알론소에게 우전 안타, 마이클 콘포토에 볼넷을 내주며 1사 1, 2루에 몰렸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케빈 필라와의 승부 때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더니 제프 맥닐도 2루 땅볼로 유도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2회와 3회를 퍼펙트로 처리한 김광현에게 가장 큰 위기는 4회였다. 마이클 콘포토에게 볼넷, 케빈 필라에게 안타를 맞은 김광현은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좌타자 제프 맥닐에게도 다시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그러자 세인트루이스 더그아웃에서 움직임이 있었고 마이크 매덕스 코치가 마운드에 오르려 했다. 하지만 앞선 무사 1, 2루에서 통역이 김광현에게 달려가 내야수들을 모아 놓고 이야기를 나눴던 터라 이를 코칭스태프 마운드 방문으로 처리했다면 규정상 김광현의 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흔치 않은 상황에 주심은 심판들을 모두 모아 의논을 나눴고 결국 투수코치의 마운드 방문을 허락했다. 당연히 메츠 측에서는 항의의 목소리를 높였고, 심판진 역시 5분여에 걸친 비디오 판독에 나섰다.
투수 코치의 마운드 방문은 다행히 문제가 없었고 김광현은 계속 투구를 이어나갔다. 이번에는 파울 타구가 문제였다. 김광현이 맥캔을 상대로 던진 3구째 파울 타구가 포수 키즈너의 급소에 정통으로 맞았고 다시 경기가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호흡을 가다듬은 김광현은 맥캔을 3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변수가 생겼다. 3루수 놀란 아레나도가 강습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베이스 터치와 관련, 다시 한 번 비디오 판독이 실시됐고 이 사이 김광현의 어깨는 식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광현은 후속 타자들을 삼진 2개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4회에만 30개의 공을 던지며 1실점에 불과했으나 소요된 시간은 무려 20분이 넘었다. 혼돈의 4회였으나 최소 실점으로 처리한 김광현의 대처 능력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김광현은 더 이상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마이크 쉴트 감독은 곧바로 이어진 4회말 공격 때 득점 찬스를 맞이하자 대타 카드를 꺼내들었다. 1이닝만 더 주어졌다면 승리 투수 요건을 챙길 수 있었던 상황이었기에 짙은 아쉬움이 남고 말았다.
그래도 매사에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한 김광현이다. 김광현은 경기 후 화상 기자회견서 4회 상황에 대해 “비디오판독이 두 번 있었는데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었다. 그래도 계속 '집중하자'고 되뇌었다”라며 “힘은 남아있었다. 더블헤더 첫 경기라 이겨야한다는 생각이 컸다. 위기에서 점수를 적게 준 것은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조기 교체에 대해서는 “9이닝 경기 또는 두 번째 경기였다면 얘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알맞은 선택이었고 선수는 이를 따라야한다. 아쉽지만 팀이 승리했다. 다음에는 조금 더 적은 투구 수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겠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