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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연기론'에 이재명계 격앙…민형배 "대선 필패 앞당겨"


입력 2021.05.07 10:17 수정 2021.05.07 10:17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후발주자·친문에서 띄운 대선경선 연기론

조목조목 반박하며 "자해행위 될 수 있어"

지도부에 정리 촉구…송영길 손에 달렸다

이재명 경기지사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친문계를 중심으로 대선 경선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론화되자, 이재명계 역시 공개적으로 강하게 반발했다.


전날(6일) 민주당 '영남권 잠룡' 김두관 의원과 'PK 친문' 전재수 의원이 "대선 경선 연기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띄우자, 다음날인 7일 이재명계 민형배 의원이 "대선 필패를 앞당기는 것과 다름없다"고 반대한 것이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여권 '빅3'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안인 만큼 향후 당내 뇌관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호남 지역구 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이 지사 지지를 공개 선언한 민형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런 논의는 당사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방식으로 조용하게 진행하면 좋았을 것"이라며 "압박하듯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것은 정치적 도의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실익도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선 연기는 패배를 앞당기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당 지도부가 이런 논란이 더는 뜨거워지지 않도록 서둘러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전재수 의원이 제시한 경선 연기론의 근거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 경선하면 국민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 "정치혐오에 무릎 꿇는 자세"라며 "민주당 경선은 시끄러운 싸움판이 아니고, 국가의 미래비전을 놓고 경합하는 성장의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또 '집단면역이 가시권에 들어왔을 때 경선을 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도 "코로나19는 종식이 가시권에 들어오든 그렇지 않든 정부여당의 정책기조에 큰 변화를 둘 수 없는 사안"이라며 "다시 말해 코로나19는 경선의 고려사항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끝으로 '민주당 후보만 먼저 선출되면 야당의 경선 과정을 지켜만 봐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이 이전투구 싸움을 시작할 때 민주당은 두 달이나 먼저 오직 주권자 시민들만 바라보며 '마음을 얻는'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경선 연기는 선거를 공학적으로만 접근하려는 하책"이라며 "자칫 당을 분열로 몰아넣고 주권자 시민의 신뢰를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자해 행위가 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민주당은 당헌·당규에서 대선(2022년 3월 9일) 전 180일(올해 9월 10일)까지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경선은 6월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보다 두 달 늦은 '대선 전 120일'(올해 11월 9일)까지 선출한다.


대선 경선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야당보다 일찍 후보를 선출해 더 오랜 기간 검증받도록 할 이유가 없고, 자칫 야당의 경선 흥행몰이를 손 놓고 지켜만 봐야 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그러나 여권 지지율 1위 주자인 이재명 지사 측은 '친문 후보' 또는 '제3후보'를 띄우기 위한 시간벌기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선두를 달리는 이 지사로서는 경선이 연기돼 여러 변수가 생길 경우 현재의 우위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렸다.


이재명계에서 지도부의 조속한 정리를 촉구한 만큼, 대선 경선 연기론의 공은 송영길 대표에게 넘어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송 대표는 5·2 전당대회 과정에서 경선 연기론과 관련해 "특정 후보를 배제하거나 불리하게 룰을 바꿀 수는 없다"고 했었다. 경선 일정을 미루려면 후보들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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