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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지도체제 폐해?…당대표는 '축구팀' 최고위원은 '썰렁'


입력 2021.05.12 00:40 수정 2021.05.12 10:06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11일 조경태 출마…당대표 후보 거론만 12명

대선 지도부 무게 가벼워져 '원맨쇼' 될 수도

"당헌당규 개정, 지난번엔 사흘만에도 했다

전당대회가 임박해서 안된다는 것은 잠꼬대"

국민의힘 황우여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왼쪽 두 번째)이 11일 오후 국회에서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해 열린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의 당대표 경선은 후보들로 축구팀을 꾸려도 될 정도로 북적이는 반면, 최고위원 경선은 썰렁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단일성 지도체제의 폐해가 벌써부터 드러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조경태 의원의 출마선언으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도전 의사를 밝힌 후보는 5명으로 늘어났다. 조경태 의원에 앞서 주호영·홍문표·윤영석·조해진 의원이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원내의 권영세·김웅·김은혜 의원, 원외에서는 심재철·나경원·신상진 전 의원과 이준석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이 출마선언을 앞두고 있거나 숙고 중이다. 이들만 해도 12명으로 축구팀을 꾸릴 수 있는 숫자를 넘어섰다.


반면 당대표와 함께 당의 대선 지도부를 구성할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출마를 선언한 원외의 원영섭 전 조직부총장과 천강정 경기도당 치과의사네트워킹위원장이 유이(唯二)하다. 초선 의원과 몇몇 원외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피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대로 전당대회가 치러지면 최고위원들의 정치적 무게감 탓에 당의 대선 지도부가 자칫 가벼워질 수 있다는 염려가 제기된다. 대선을 앞두고 지도부 한 명 한 명의 발언이 보도 가치가 충분할 정도로 중량감이 있어야 하는데, '김종인 비상대책위 체제' 때와 다르지 않은 당대표 한 명의 '원맨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렇다보니 황우여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선관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실제로 경험해보면 최고위원들이 중요한데, 너무 당대표 위주로 (전당대회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가급적 골고루 출마를 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원영섭 전 부총장도 '잠재적 경쟁자들'을 향해 "여러 분들께서 당을 위해 출마를 해달라"며 "선의의 경쟁을 통해 우리 당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같이 제시하기를 고대하고 있겠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중앙당선관위의 역할이 '당부'나 '호소'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이정현 체제' '홍준표 체제' '황교안 체제'의 실패를 통해 단일성 지도체제의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지도체제 변경 문제를 숙고해 당 지도부에 전달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3선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우리 당 단일성 지도체제의 문제점은 큰 돈을 들이고 당원들이 시간을 내서 지도부를 선출해놨는데, 그 지도부의 지도력이 약하다는 것"이라며 "당원들도 그렇겠지만 의원들이나 당협위원장들이 보기에도 마음으로부터 '우리 최고위원'이라고 생각할 수 없고, 자신들과 동급이거나 오히려 아래로 보게 되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아울러 "지도부의 역량이 취약하다보니까 당에 문제가 있을 때 지도부가 해결을 해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때로는 지도부 내에서 오히려 사고를 쳐서 문제를 만들기도 한다"며 "20대 국회 내내 점잖게 말하면 허약한 지도부, 심하게 말하면 유명무실한 지도부가 반복되며, 당이 계속 후퇴하고 추락하는 원인이 돼왔다"고 질타했다.


이날 중앙당선관위는 책임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의 반영 비율 문제를 놓고 논의 결과를 당 지도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책임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 비율 문제는 당헌·당규 개정 사항이다. 이를 논의할 여유가 있다면 지도체제 개편 문제도 지도부나 전준위·선관위의 논의에 부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 나온다.


순수집단지도체제로의 개편이 지론이라는 점을 밝힌 조해진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난번 전국위에서 통과시킨 정책위의장에 관한 당헌·당규 개정은 사흘만에 다하지 않았느냐"며 "(전당대회가) 임박해서 (지도체제 개편이) 안된다는 것은 잠꼬대 같은 이야기"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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