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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돌풍' 맞은 나경원·주호영의 청년 마케팅


입력 2021.06.01 14:48 수정 2021.06.01 16:10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세대교체 바람에 '청년 공약' 열 올리는 후보들

'청년 할당제 반대' 이준석에 공세 집중하기도

이준석의 '청년 대표성' 유지될까 주목

지난달 31일 밤 서울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회 참석한 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후보(왼쪽)와 나경원 후보(오른쪽)가 대화하고 있다. 가운데 이준석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30대·0선'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선전하자, 주호영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등 중진들은 '청년 마케팅'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이들은 특히 전당대회 과정에서 청년 할당제를 주요 의제로 띄우며,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청년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주호영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세상 가장 공정한 룰은 이기면 살고 지면 죽는다는 검투사의 룰일 것"이라며 "실력주의, 승자에게만 공정한 경쟁은 정치의 목적이 아니다"고 말했다. 청년·여성 할당제 폐지를 주장하며 실력주의를 내세운 이 전 최고위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주 의원은 "글래디에이터 사회는 '적자생존', '승자독식', '인기영합'의 원칙으로 작동한다"며 "우리 보수정당은 '공동생존', '패자부활', '가치부합'의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전날 토론에서 청년 할당제를 반대하는 이 전 최고위원을 향해 '사다리 걷어차기'라고 날을 세웠다.


나 전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도 청년할당제 특혜를 받았다"며 "이번 총선에서 '퓨처메이커' 17명 중 하나로 들어갔는데 본인은 혜택을 보고 사다리를 걷어차는 것 아닌가. 실력주의로 나가는데 실력주의만으로는 진정한 공정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 전 최고위원은 여성·청년 등에 대한 할당제에 대해 '특정 계층에 대한 혜택'이라며 "청년을 넣겠다고 열심히 해온 사람을 마지막에 쳐내는 것이 공정인가"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공천 기준으로 청년에 속하는 이 전 최고위원은 청년 할당제에 반대하고, 청년이 아닌 주호영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은 오히려 청년을 배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가 '신구 대결'로 흐르자, 중진 의원들은 청년 표심을 자극하는 공약 등을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청년할당제 대폭 확대', '주요 선거 피선거권 나이제한 폐지' 등을 내세웠고, 주호영 의원은 '청년·호남에 비례대표 절반 할당'을 약속했다. 최근에는 캠프에 대학원에 재학 중인 31세 청년 대변인은 영입해 보이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준석 후보가 '세대교체'이 바람을 받고 가는 만큼, 반대편에 선 중진들은 실체적인 청년 지원 공약을 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젊은 이준석 후보와의 경쟁이 버겁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은 "전당대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솔직히 저에게는 지난 선거 중 가장 어려운 선거가 아닐까 생각된다"며 "'신구대결'이라는 프레임에서 '구'의 자리를 비좁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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