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 투기 조사 및 수사 중간결과’ 발표
검경 협조, 34명 구속...908억원 재산 몰수·추징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에서 촉발한 부동산 투기 의혹 수사과정에서, 내부정보를 이용해 투기한 공직자 9명을 구속했다. 9명의 공직자는 전·현직자가 모두 포함돼있으며 3급이상 고위공직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투기 조사 및 수사 중간결과’ 브리핑을 열고 총 34명을 구속하고 908억원의 재산을 몰수·추징했다는 내용 등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와 함께 검찰의 수사협력단과 전담수사팀, 국세청 부동산 탈세 특별조사단, 금융위․금감원 특별금융대응반등을 통해 부동산 투기 의혹을 조사하고 수사하고 있다.
구속된 공직자 9명, 4~5급 지방공무원
경찰청 주축 특수본은 총 646건, 약 2800명에 대해 수사를 진행해 20명을 구속하고, 529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별도 직접수사를 통해 기획부동산 등 14명을 구속했다.
특수본이 수사하고 있는 주요 공직자는 국회의원 13명, 지자체장 14명, 고위공직자 8명, 지방의회의원 55명, 국가공무원 85명, 지방공무원 176명, 기타 공공기관 47명 등 399명이다.
이중 내부정보를 이용한 공직자 9명이 구속됐다. 여기에는 3급 이상 고위공무원은 포함되지 않고 대부분 4급, 5급 공무원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의 경우 통상 전·현직을 구분하지 않고, 3급 이상 공직자는 고위공직자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까지 구속된 공직자 9명 가운데 3급 이상에 해당되는 사람은 없다”며 “주로 5급 또는 4급 지방공무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 이번 부동산 투기 수사의 계기가 된 LH사태와 관련해선 임직원 77명과 임직원의 지인·친인척 74명 등 151명을 적발해, 현재까지 4명을 구속하고 126명에 대해 계속 수사중이다.
김부겸“고위공직자 조사·수사 현재 진행 중, 이제 시작”
일각에서는 고위공직자의 수사 성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점을 지적한다.
다만 정부는 공직자 287명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중이며, 이와 별도로 국회의원의 부동산 관련 뇌물수수, 차명거래 혐의, LH·SH공사 직원들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총리는 이날 브리핑을 마친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직 중간발표”라며 “최근 수사 의뢰된 경우를 포함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조사와 수사도 현재 진행 중이다. 제가 끝까지 지켜보고 수사에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저부터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가지 분명히 약속드린다”며 “오늘 발표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이다. 제가 총리로 있는 한 불법 투기에 대해 기한을 두지 않고 성역 없이 조사하고 수사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찰·국세청·금융위·금감원 별도조사 계속
한편 검찰은 전담수사팀의 별도 직접수사를 통해 기획부동산 업자 등 14명을 구속하고, 범죄수익 257억원 상당을 보전조치했다.
또한 국세청 부동산 탈세 특별조사단은 454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여 세금 탈루가 드러난 94건과 관련해 534억원의 세금을 추징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위법·불법 대출이 의심되는 금융회사 4곳에 대한 현장점검을 완료해, 현재까지 43건, 67명을 수사 의뢰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김 총리를 비롯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김창룡 경찰청장, 조남관 대검차장, 김대지 국세청장,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 등 관계부처 관계자가 대거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