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청년 관련 공약·관심 모두 흡수
일부 청년 최고위원 후보들은 李보다 나이도 많아
국민의힘 당 대표에 출마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돌풍을 일으키며 전당대회 흥행을 이끌고 있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벙어리 냉가슴을 앓는 이들이 있다. 바로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 후보들이다.
이준석 후보의 영향으로 당 대표 후보자들이 '청년 할당제' 등 청년 관련 공약을 흡수하자, 청년 최고위원 후보자들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분석이다
6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청년 최고위원 후보에는 현역인 이용 의원(1978년생), 강태린 의왕·과천 당협부위원장(1986년생), 김용태 경기 광명을 당협위원장(1990년생), 함슬옹 전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1988년생), 홍종기 경기 수원정 당협위원장(1978년생) 5명이 출마해 경쟁하고 있다. 청년 최고위원으로는 이들 중 1명이 뽑혀 지도부에 들어가게 된다.
통상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청년의 출마'는 도전 그 자체만으로도 주목받아 왔다. 청년 최고위원은 중진급이 대부분이 지도부에 '원외 청년'의 입성 가능성을 높이는 한 통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모든 관심을 흡수한 데다, 청년 관련 이슈마저 선점하면서 청년 최고위원의 존재감이 미미해졌다.
1985년생인 이 전 최고위원은 출마 이후 '여성·청년 할당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고 관련 논의를 이끌어왔다.
반면 최고위원 후보들은 할당제 확장을 주장하고 있다. 김용태 후보는 '지방선거 청년 공천 최대 30% 할당'을 약속했고, 이용 후보도 '청년 공천 최대 30% 할당과 가산점'을 내세웠다.
5명의 후보 중 일부는 당 대표에 도전하는 이 전 최고위원보다도 나이가 많아 당내에서 공공연한 비아냥을 듣기도 한다. 이용 후보(43)와 홍종기 후보(43)가 이 전 최고위원(36)보다 나이가 많다.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 출마 자격은 '만 45세 미만'이다. 자격에는 문제가 없지만, 만약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이 전 최고위원의 당 대표 선출이 현실화하고, 두 후보 중 한 사람이 당선되면 '청년 최고위원'이 당 대표보다 나이가 많은 상황이 나오게 된다.
이러한 이준석 열풍과 별개의 '청년 최고위원 선거 흥행 부진'은 앞으로도 개선의 여지는 크지 않다.
당 대표 후보 TV 토론회가 지난달 31일을 시작으로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전국 생중계로 진행되는 것과 달리, 청년 최고위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후보 토론회는 오는 8일 딱 한 차례 진행될 예정이다. 그나마도 TV토론이 아닌 유튜브를 통해 진행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준석의 출현으로 청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주목받는 시대는 끝이 나는 것"이라며 "초선 의원들과 원외의 지도부 도전이 과거에 비해 활발해진 만큼, 청년 최고위원 도전자들 역시 자신만의 컨텐츠를 가지고 나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