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진출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한 송은이의 사례 이후 많은 연예인들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최근에는 오랜 시간 TV를 지켜 온 중견 연예인들까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경규부터 강호동, 이금희에 이르기까지. 중견 연예인들의 변신이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하고 있다.
송은이는 지난 2015년 절친인 김숙과 함께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을 시작하며 신세계를 맛봤다. 이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며 SBS 라디오 '언니네 라디오' DJ로 발탁이 되기도 했으며, 제작사 콘텐츠랩 비보를 설립하는 계기도 됐다. '밥블레스유', '판벌려', '영화보장', '씨네마운틴'에 이르기까지, 유튜브와 TV를 오가며 다양한 콘텐츠로 대중들을 만나고 있다. 방송 러브콜이 예전 같지 않자, 새로운 플랫폼에서 직접 부딪히며 스스로 길을 연 것이다.
최근에는 웹콘텐츠 제작 시스템이 점차 대형화, 전문화되면서 스타들의 진출이 더욱 용이해졌다. '와썹맨'의 박준형, '워크맨'의 장성규, '네고왕'의 황광희 등 웹콘텐츠를 통해 다수의 스타들이 탄생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9월 이경규의 카카오TV 진출 소식은 모두에게 새로웠다.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중견 연예인의 도전이 젊은층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 기대와 의문의 시선이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우려의 지점으로 꼽혔던 '서툰 모습'이 관전 포인트가 됐다. 디지털 세대를 이해하겠다며 고독방에 입성한 그는 룰을 이해하지 못해 헤매는 모습으로 웃음을 유발했다. 강퇴를 당하자 크게 당황하는 모습이 또 다른 웃음 포인트가 되기도 했다.
최근 회차에서는 어플을 통해 중고 물품 판매에 도전하는 등 최신 트렌드를 직접 경험하며 이해의 폭을 넓혔다. 김우석, 김요한과 함께 SNS 라이브 방송에 도전, 10대와 직접 소통을 하는 등 젊은층과 한층 가까워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찐경규'에서도 여전히 '버럭'이라는 기본 캐릭터는 유지 중이지만, 트렌드를 유연하게 따라가며 1020세대의 응원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이 그의 롱런 비결로 손꼽히고 있다.
'찐경규'를 연출한 권해봄 PD는 이경규의 도전에 대해 "이경규의 경우, 젊은 PD와 함께 젊은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어 했다. 이러한 호기심과 새로운 시도들이 바탕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콘텐츠 내 이경규의 모습에 대해서도 "이경규가 자신의 팬이 모인 '고독한 이경규' 방에 찾아가고 자신에 대한 인터넷 글을 찾아보거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찐경규'를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난생 처음 모바일 중고거래 앱을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는 등 디지털 세상에서 다양한 좌충우돌을 겪으면서도 이를 웃음으로 승화하는 점도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카카오TV 오리지널 '머선129'의 강호동, '거침마당'의 이금희가 새로운 플랫폼에서 기존의 틀을 깨고 있다. 강호동은 이 프로그램에서 난생처음 카카오톡에 가입했으며, 이금희 또한 SNS를 통해 '시민논객'과 소통 중이다. 처음에는 예능 문법에 당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점차 소통에 익숙해지며 거침없는 입담을 펼치고 있다. 첫 회에서 "이런 톤으로 말해보는 것은 처음"이라던 그의 말처럼, 시청자들 역시 스타의 또 다른 매력을 보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