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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원짜리’ ‘간석열’ ‘반기문2’…여권의 '윤석열 희화화' 프레임


입력 2021.06.10 14:15 수정 2021.06.10 15:25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윤석열 등판 임박하자, 이미지 훼손 목적

유력 정치인이 프레임 짜면, 지지층이 확산

‘윤짜장’ 이어 '십원' ‘간석열’ ‘배신자’ 나와

풍자·유머 탈을 쓴 네거티브로 상징조작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여권의 공세가 강도를 더해 가고 있다. ‘윤짜장’ ‘십원짜리’ ‘반기문 시즌2’ 등 매개물을 사용해 비꼬는 형태다. 2019년 서초동 조국 수호 집회 때부터 조금씩 시작된 희화화는 윤 전 총장의 등판이 가시화된 최근에 더욱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권의 정치인이 프레임을 짜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지지자들이 확대재생산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일부는 이미지로 형상화돼 직관성을 더한다. ‘장모가 10원 한 장 피해준 적이 없다’는 취지의 전언이 나온 뒤, 십원 짜리 지폐에 윤 전 총장의 얼굴을 합성한 이미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정청래 의원은 사진과 함께 “남에게 10원짜리 한 장 피해 주지 않고 산 사람이 있을까”라고 적는다.


지지층 사이에 퍼진 희화화를 유력 정치인이 언급하면서 재확산하는 경우도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9일 CBS 라디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배신하고 야당의 대선후보가 되는 것은 도의상 맞지 않는 일”이라고 했다. 지지층 사이에서 돌고 있었던 검찰총장 시절부터 국민의힘 성향이었다는 의미를 담은 만평에 ‘배신자’라는 프레임을 덧붙인 셈이다.


이 밖에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했던 검찰 수사관들이 중국음식을 배달시킨 것을 두고 ‘윤짜장’으로 희화화했고, 지난 대선에서 중도 낙마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 빗대 ‘반기문 시즌2’라는 말도 나온다. 전날 첫 공개 행보에 나선 윤 전 총장이 “지켜봐 달라”는 메시지를 내자 “간보기 정치를 한다”며 ‘간석열’이라는 꼬리표를 달기 시작했다.


문제는 희화화가 특정 인물에 대한 대중이 떠올리는 이미지에 상당한 악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더구나 풍자 혹은 유머 형식을 취하기 때문에 퍼뜨리기가 쉽고, 사실관계 여부를 엄격하게 따지지 않아도 된다. 대중에게 친숙한 매개물이 있을 때 더욱 힘을 받는데, 지난 4.7 서울시장 재보선 당시 ‘생태탕’ ‘페라가모’ 등이 이용됐었다. 결과적으로 실패했지만, 한 때 점심으로 생태탕을 먹는 게 유행일 정도로 파급력은 컸다.


진중권 “민주당 프레임 장난 능해, 밖에서 외파해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 빗대며 조롱하는 글을 남겼다. ⓒ정청래 페이스북

과거에도 민주당 진영 인사들은 희화화를 통해 상대 진영 유력 인사들을 무너뜨리는 전략을 자주 사용해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수첩공주’ 낙인찍기 등이 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경우 ‘1억원 피부과 의혹’으로 10년 가까이 고초를 겪었다.


무엇보다 희화화는 해명할수록 더 큰 수렁에 빠지기 때문에 대응이 쉽지 않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토론회에서 “제가 MB 아바타냐”고 문재인 후보에게 물었다가 오히려 지지율 수직 하락을 경험했다. 조지 레이코프는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서 “어떤 프레임을 부정하면 역설적으로 더 활성화된다”고 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여권에서는 윤 전 총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져야 하는데, 정공법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나쁜 이미지를 계속 심어주는 것”이라며 “지지층들을 결집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중들의 귀에 바로바로 꽂혀 이미지화가 되기 때문에 상당한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했다. 이어 “혈혈단신인 윤 전 총장으로서는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과거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사람들은 프레임을 갖고 장난치는데 능하다”며 “가끔은 그 프레임 안으로 들어가 내재된 모순을 지적함으로써 내파시키는 방식도 사용할 수 있지만, 기본적인 전략은 그들의 프레임 밖에서 그 프레임 자체를 외파시키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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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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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화유수 2021.06.10  03:08
    정말 치사하고 비겁한 자들입니다. 약점을 물고 늘어져서 지쳐 떨어지면 떼로 달려드는 하이에나 같다고나 할까? 이런 것들은 보이는 족족 정공법으로 타격을 가해서 쫓아 버려야 합니다. 이준석이 잘 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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