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의 시간에 동양대 허위 경력 만들어졌다" vs "남매의 여러 활동 실제 있었다" 모든 공소사실 부인
6개월 만 재판, 피고인석 조국 부부 '혐의 부인'…딸 25일 공판 증언 예정, 아들 출석일정 정해지지 않아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 부부의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 재판에서 검찰이 "위조의 시간"이라고 비판하자 조 전 장관 측은 "무리한 수사와 기소"라고 반발하며 맞섰다.
반 년 만에 열린 재판에서 조 전 장관 부부는 나란히 피고인석에 앉아 모든 혐의를 부인한 가운데,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입시비리의 당사자인 조 전 장관의 딸과 아들을 증인으로 법정 소환하기로 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부장판사 마성영·김상연·장용범)는 업무방해 및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과 정 교수,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의 10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지난해 11월 '유재수 감찰 무마' 재판 이후 법원 정기인사 등으로 재판부 전원이 교체된 뒤 갖는 첫 공판이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피고인 전원을 불러 공판 갱신 절차를 진행했다.
조 전 장관 부부는 피고인석에 앉아 잠깐 대화를 나눴다. 별도로 진행된 재판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정 교수는 이날 수의가 아닌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검찰 "아들 지위도 연이은 대학 낙방 후 만들어져" vs 조국 측 "조국 낙마작전 위해 무리한 수사·기소"
검찰은 이날 '자녀 입시비리' 관련 공소 사실을 설명하면서 "위조의 시간에 (동양대) 허위 경력이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이 최근 회고록 '조국의 시간'을 발간한 것을 빗대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검찰은 "아들의 (허위) 지위도 연이은 대학 낙방 후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 부부가 아들 조씨의 해외대학 진학 준비를 위해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미국 조지워싱턴대 온라인 시험을 대신 풀어주고 A 학점을 받도록 한 혐의를 꼬집은 것이다.
그러자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은 "검사가 공소사실을 이야기하며 '7대 비리', '위조의 시간'이라고 말했다"며 "적어도 법정에서는 공소사실에 준하는 용어를 말하며 차분히 재판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반발했다.
이어 "이 사건 수사는 '조국 낙마작전' 혹은 '검찰개혁 저지'를 위해 무리하게 진행됐다는 세간의 얘기도 있다"며 "구체적 해석의 여지가 있는 말은 안 하겠지만 이 사건은 차분하게 진행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변호인은 입시 비리와 관련된 모든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남매의 여러 활동이 실제로 있었고 이에 대한 증명서 또한 정상적으로 발급됐다는 게 변호인측의 주장이다.
특히 입시비리 의혹이 불거진 시기는 학부모들의 소위 '자식 스펙쌓기'가 무분별하게 이뤄졌지만, 교육계의 검증은 없었던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 조 전 장관 부부의 입시비리 혐의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시비리' 당사자 조국 딸·아들도 증인 소환
이러한 가운데 향후 재판에는 입시비리 혐의 당사자인 딸과 아들이 증인으로 출석하게 됐다.
검찰은 "이 사건 대부분이 자녀들이 지배하는 영역에 발생했다"며 증인 출석을 신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변호인은 "대외적으로 온 가족이 한 법정에서 재판받는 게 안쓰럽다"며 "딸 조씨는 수사 과정을 통해서 달라진 측면도 있지만 아들 조씨는 이런 것들을 감당하게 하는 게 맞는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딸 조씨는 오는 25일 공판에 출석해 증언할 예정이다. 아들 조씨의 출석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조 전 장관 변호인단은 증언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법원 청사 입구에는 조 전 장관의 법정 출석을 지켜보려는 지지자와 반대자 100여명이 뒤엉켜 소란을 피웠다.
조 전 장관이 탄 차량이 도착하자 반대자들과 지지자들은 각각 "조국 구속" "조국 수호"를 외쳤고, 한 시민은 "죽여버리겠다"고 외치며 포토라인을 넘어 조 장관에게 다가가려다 경찰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은 취재진에 "더욱 겸허한 자세로 공판에 임하겠다"며 "성실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관여 의혹 관련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