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당대표 첫날 풍경…훈훈함 속 견제구도
김기현 "매우 우호적 분위기에서 서로 격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새 지도부의 '투톱'인 김기현 원내대표가 이 신임 대표와의 케미(궁합)을 묻는 질문에 "환상적"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가 공식 행보를 소화한 첫날인 14일은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일부 견제구가 나왔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이준석 당 대표와 중진 의원들의 조화가 어떤가라는 질문에 "환상적 케미가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대표 당선 이후 처음으로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특히 중진 의원들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보내고, 협력을 요청했다.
그는 "당의 중추이신 의원들과 함께 모여 만나뵙게 돼 반갑다"며 "전당대회 기간 후보들이 치열하게 고민하는 동안 훌륭한 의정활동을 통해 뒷받침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우리 당이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이 40%를 돌파한 결과도 나오기 때문에, 우리 당 중심의 야권 대통합은 가시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당 안팎의 훌륭하고 풍성한 대선주자들과 함께 문재인 정부와 맞설 빅텐트를 치는 게 제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대선을 앞두고 많은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새 지도부에 대한 신뢰를 당부했다. 그는 "(전당대회 기간 동안) 공약한 내용을 정책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많은 의견을 수렴하고, 독단적이지 않겠다며 "새 지도부에 신뢰를 주면 다른 당과 협상할 때도, 당 밖의 다른 주자들과 이야기를 할 때도 중심을 잡고 협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0선'의 이준석 당대표를 맞은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의원들은 대체로 따뜻한 분위기로 그를 반겼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회의에서 이 대표와 중진의원들이)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서로 격려하고 잘해보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김재원 최고 "최고위 위상도 신경써주길 바란다" 당부
다만 당 지도부 일각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견제구'도 나왔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이날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직 인선과 관련해 이 대표를 겨냥하면서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에서 협의해야 하거나 결정해야 할 일이 사전에 공개되고 발표된다면, 최고위는 형해화되고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황보승희 수석대변인과 서범수 비서실장 등 일부 당직 인선을 사전에 발표한 것을 비롯해, 최고위와 협의해야 하는 사무총장 등에 하마평이 오르내리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김 최고위원은 "지금은 초기라 이해하고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최고위의 위상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의원총회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김 최고위원이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대변인과 비서실장에 대해선 당무를 위해 시급한 부분이고, 특히 비서실장은 협의를 거칠 필요가 없는 인선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대변인과 관련해서는 당무상 시급했기 때문에 내정을 해서 발표하게 됐고, 오늘 최고위 자리에서 그 부분은 최고위원들이 다 양해를 해주셨다'며 "당 대표 전 직업이 전직 최고위원이라, 최고위원 발언에 경청하는 것에 대해 뼈져리게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