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축구를 사상 첫 월드컵 아시아 예선 최종 예선으로 이끈 박항서 감독이 부담을 털어놓았다.
박항서 감독은 16일(한국시간) 국내 취재진들과의 화상 인터뷰에 나섰다. 베트남을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최종예선으로 공로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이 이끈 베트남은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에서 2위를 확정하며 본선행을 타진하는 최종예선행을 확정했다.
박 감독은 이날 "한국과는 부담스러워 안 만나는 게 좋겠다"면서 "그래도 붙게 된다면 우리 입장에서는 도전이다. 그 자체로 영광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에게도 이미 얘기 했다. 최종예선과 2차 예선의 수준은 굉장히 차이가 크다고 말이다. 내가 겪어 봐서 잘 안다”라며 “고민이 많다. 어떻게 하면 망신 안 당할까. 노력해 보겠다. 선수들에게도 아시아 정상의 팀들과 겨뤄보는 것은 값진 경험이 될 것”이라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향후 행보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특히 박항서 감독은 지난 말레이시아전이 끝난 뒤 “베트남에서 해야 할 일은 거기까지인 걸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해 주변을 발칵 뒤집어 놓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다들 의문을 많이 가졌던 것 같은데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이 최대 과제이자 목표였다. 이를 달성했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말한 것”이라며 “계약기간은 내년 1월까지다. 이를 준수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세상을 떠난 유상철 전 감독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박항서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코칭스태프로 선수들 관리에 나섰고 유상철 감독은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박 감독은 “훈련을 마치고 난 뒤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으로부터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다. 느낌이 이상해 전화했더니 유상철 감독이 숨졌다더라”라며 “지난해 한국 갔을 때 유 감독을 만났다. 건강히 호전되고 있다고 얘기해서 기뻤다. 유 감독은 내 고등학교 후배다. 내가 잘못했거나, 도와주지 못했던 부분이 아쉽다”라고 말끝을 흐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