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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사태 끌어안고 당내 주자 챙기고…이준석, 내외실 다지기 총력


입력 2021.06.23 15:39 수정 2021.06.23 16:34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제주도 찾아 4·3 사태 반성·전향 약속해

'호남 동행' 더불어 외연 확장 행보 박차

오세훈·원희룡과 거듭 행보 같이 해 주목

본격적 '당내 대선 주자 관리' 돌입 평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원희룡(왼쪽) 제주지사가 2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해 희생자 영령에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제주도를 찾아 4·3 평화공원 위령탑을 참배하고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간담회를 가졌다. 과거 보수정당이 외면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던 제주 4·3 사태에 관심을 기울이는 한편 당내 야권 대선주자과 잇따라 행보를 같이 하며 내외실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원 지사와 함께 제주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를 진행하고 위패봉안실에 들러 방명록을 작성했다.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도 같은 장소를 찾았던 그는 방명록에 "다시 찾아뵈었습니다. 아픔이 완전히 치유될 때까지 더 노력하고 더 자주 찾아뵙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참배를 마치고취재진과 만나 제주도 행보의 취지에 대해 "새로운 지도부 출범 이후 호남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저희가 가졌던 아픈 과오에 대해 반성하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 것처럼 제주도에서도 4·3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향적인 노력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 언급했다.


또 "4·3 특별법 재보상 문제에 있어 어느 한 분도 누락되지 않도록 열과 성을 다할 것"이라며 "진상조사에서도 억울한 부분이 없도록, 왜곡된 역사적 평가를 받는 분이 없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임 '김종인 체제'에서 부터 중도층을 끌어안기 위한 외연 확장 행보의 일환으로 이어 오던 호남으로의 '서진 정책'과 함께 보수 지지세가 뚜렷하다고 볼 수 없던 제주도에서도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보수 정권의 전임 대통령들이 4·3 사태 관련 추념식에 불참했던 것에 대한 질문에 이 대표는 "앞으로 과거의 잘못과 과오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역사적 사실에 대한 진실 규명에 대해 겸손한 자세를 보이는 분들이 국가 지도자로 인정받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우리 당 대통령들이 어떤 연유로 그러한 판단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차기 대선 후보가 선출되면 행보를 권장할 것"이라 답했다.


평화공원 방문에 이어 이 대표는 원희룡 지사가 운전하는 전기차를 타고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소재 CFI미래관으로 이동했다. 원 지사가 제주도에서 중점 정책으로 추진 중인 '탄소 없는 섬 2030'에 관련한 브리핑이 이어졌다.


이에 더해 제주도청에서 운영하는 청년 취·창업 지원 훈련기관 '더큰내일센터'를 방문해 현지 청년들과 간담회를 가지고 제주도당 당원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2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해안도로에서 전동 킥보드를 체험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이 대표가 전날 당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 회동을 가지고 원희룡 지사의 싱크탱크 출범식에 참석한 데 이어, 원 지사와는 이틀 연속 행보를 함께 해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됐다.


당 밖에 있는 대선 주자들을 향해 줄곧 '대선 경선 버스 8월 정시출발론'을 강조했던 이 대표가 본격적으로 '당내 주자 관리'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이 대표는 이날도 당 밖에 머물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X파일'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대응 대신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윤 전 총장과 관련한 '개인 차원'에서의 당내 지도부의 행보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윤 전 총장은 당내 인사로 분류되는 분이 아니기에 최근 논란이 된 'X파일'에 대해 공식적으로 대응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이날 행보를 같이 한 원 지사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원 지사가 20여 년간 걸어온 개혁적 행보나 제주도정을 이끌면서 보여준 행정능력, 미래세대의 먹거리에 대한 여러 고민을 두루 평가해봤을 때 제주도민들의 동의와 본인의 의사가 있다면 더 큰 일에 도전하셔도 무방하고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원 지사 측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4·3 특별법은 원 지사를 비롯해 국민의힘 소속 많은 의원들의 부단한 노력 속에 통과했다. 이런 노력과 의지가 그 동안의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가려졌는데, 이 대표의 전에 없던 과감한 행보로 인해 차츰 변해가리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당대표 당선 이후 자신과 친소관계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유승민 전 의원의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가 상승한 것과 관련해서는 "당내 주자들이 대부분 다 경륜과 경쟁력이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한 지지율의 격변이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며 "개인적 친소관계에 전혀 얽매이지 않고 당내 주자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띄울 것"이라 강조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 안팎으로 다양한 후보군에 대해 각자의 의견이 분분한 만큼, 당내 우량주를 케어하고 관리하는 이미지가 우리당을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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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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