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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디지털化 그늘…'역대급 실적'에도 인력·점포 '칼바람'


입력 2021.06.25 06:00 수정 2021.06.25 16:05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5개 시중은행 점포 10년 동안 1114개 감축

올 상반기 2495명 퇴직…10년간 7000명↓

"AI 등 디지털고도화로 감축 흐름 지속될 것"

은행권이 고도화되고 있는 디지털화에 맞춰 인력과 점포를 감축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울 중구 소재 신한은행 본사, 여의도 소재 국민은행 전경, 명동소재 우리은행 전경, 을지로 소재 하나은행 전경. ⓒ각사

시중은행들이 디지털화를 진행하면서 대규모 인력과 점포를 감축하고 있다.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확산되면서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줄이는 전략에서다. 은행원들의 빈자리를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디지털 사업이 대체하고 있는 만큼 향후 고도화가 진행될수록 감축 광풍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해 하반기 40여개 점포를 통·폐합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6개 점포를 폐쇄한 신한은행이 40여개를 추가로 감축하면 연말에 총 점포 수는 810개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이 확대되면서 시중은행은 오프라인 점포를 지속적으로 폐쇄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국민은행이 83개, 하나은행이 74개, 우리은행이 58개 점포를 줄일 때 신한은행은 21개 점포를 줄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시중은행 점포 수는 3515개로 집계됐다. 10년 전인 2011년 1분기 4629개 대비 24.1%(1114개) 감소했다.


인력규모 축소도 지속되고 있다. 이번 달 초 신한은행은 '중간희망퇴직'을 받았다. 이를 포함해 올 상반기에만 2495명의 직원이 희망퇴직으로 은행에서 짐을 쌌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 800명 ▲하나은행 511명 ▲우리은행 468명 ▲농협은행 496명 ▲신한은행 350명 등이다. 전체 시중은행 임직원 수도 2011년 1분기 7만3878명에서 올 1분기 말 6만6317명으로 10.2%(7561명)이 감소했다.


퇴직 연령도 낮아졌다. 희망퇴직이 임금피크제 적용을 앞둔 50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이 진행됐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40대도 대상에 포함됐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올해 만 49세부터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고, 국민은행은 희망퇴직 신청 가능 연령을 1965∼1973년생까지 낮췄다.


이는 최근 은행권이 역대급 당기순이익을 거둔 것과 대비된다. 올 1분기 국내 5대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754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조4833억원 대비 10.9%(2709억원) 늘어난 규모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대규모 실적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인력·점포 감축에 나서는 이유는 디지털화다. 최근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늘면서 인력과 점포에 대한 수요가 급감했다.


ⓒ데일리안

신한은행은 9월까지 AI 은행원 기능을 하는 데스크형 스마트 기기를 수도권 40개 점포 창구에 설치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올 하반기부터 AI 뱅커를 적용한 키오스크를 영업점에서 시범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딥러닝 영상합성 스타트업 라이언로켓과 함께 AI 뱅커를 개발하고 있다.


비용효율화 필요성도 인력·점포 축소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국내 5대 은행이 사용한 판매·관리비는 총 16조939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말 15조9090억원 대비 1.16%(1849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판관비는 4조7188억원에서 4조9962억원으로 1년 새 5.9%(2774억원) 증가했다. 이처럼 늘어나는 비용을 선제적으로 줄여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5대 은행은 인력·점포 감축으로 인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해 5대 은행의 점포별 생산성 규모는 2조6009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2조3230억원 대비 12.0%(2779억원) 급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만큼 고도화로 인한 인력과 점포 감축은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대규모 퇴직금을 받는데다 핀테크를 중심으로 한 이직이 성행하고 있는 만큼 퇴직인력들의 제2인생을 응원하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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