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뜰썩한 尹 데뷔에도 고요한 당내 주자들
"환영한다"면서도 견제의 끈 놓지 않아
원희룡 "文정부 탄생에 일등공신이었던 사람"
유승민 "자유만 강조한 것 아쉬워"
윤석열 전 검찰 총장의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한 것과 관련, 국민의힘 내 대권 주자들이 묘한 긴장감을 자아내고 있다. 윤 전 총장이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상황을 경계하기 위해 최대한 말을 아끼면서도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모습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윤 전 총장이 공식적인 정치 선언을 한 지 하루가 지난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권교체의 길에 본격적으로 함께 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 정권이 연장되면 운동권과 결탁한 부패한 이권 카르텔이 더욱 판쳐 부패완판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는 인식에 동의한다"고 했다.
원 지사는 그러면서도 YTN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정권교체에 아주 강렬한 언어 선택과 의지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왜냐하면 윤 전 총장의 경우는 문재인 정부의 탄생에 일등공신이었던 사람"이라며 견제의 끈을 놓지 않았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메시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비판적 평가를 내렸다. 윤 전 총장이 전날 선언문에서 '자유'를 강조한 부분을 언급하며 "우리 헌법에는 자유만 있는 게 아니라 평등도 있고, 공정, 정의, 법치, 인권, 생면, 안전 이런 문제가 다 있다"고 했다.
그는 이날 KBS '시사본부'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윤 전 총장이 이렇게 보수적인 분이었나 이런 생각이 든다"며 "기본적인 철학이나 가치관이 너무 기존에 하듯이 자유만 강조하는 것을 보고, 그러면 공정이나 정의나 평등이나 또 우리 인권, 생명 이런 부분들, 그동안 가짜 진보가 못해 온 부분, 보수가 지평을 넓혀야 될 부분을 너무 소홀히 생각하는 거 아닌가 아쉬움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국민의힘에 복당한 홍준표 의원은 노골적으로 윤 전 총장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피했다. 그는 이날 초선 의원 공부 모임인 '명불허전' 강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의 선언 관련 소감을 묻는 질문에 "(어제) 내 행사를 하느라 회견을 보지 못했다"고 일축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공정, 상식 등을 키워드로 이야기했는데, 지향하는 보수 가치와 맥이 맞느냐'는 질문이 거듭되자 "윤 전 총장한테 가서 물어보라"고 불쾌한 내색을 했다.
대권 도전을 선언한 하태경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루 빨리 힘을 합치자"며 "자유민주주의, 공정과 상식, 인권과 법치의 원칙을 강조하면서 국민의 존엄한 삶을 위한 경제적 기초와 교육의 기회, 연대와 책임 등 공화적 가치에도 주목했다. 국민의힘이 추구하는 가치들"이라고 썼다.
이어 "하루빨리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시너지를 만들어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