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윤석열 정치선언 하루 만에 배우자 공격
추미애, ‘쥴리’ 의혹 “들어봤다”며 공개 언급
사실 보다 의혹 제기와 흠집내기에 방점
정의당 “윤석열 지지율, 민주당이 끌어올려줘”
더불어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일제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이른바 ‘윤석열 X파일’에 기재된 배우자 혹은 장모에 관한 의혹에 초점을 맞췄다. 윤 전 총장이 정치선언을 한 지 하루 만의 일이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30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부인이 운영하던 회사가 윤 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이 되고 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협찬사가 많이 늘어났던 부분, 이는 가족 문제가 아니라 윤 전 총장의 뇌물죄로도 연결될 수 있다”며 “반드시 검증이 돼야 하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김영배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언유착 의심 발언을 반복하는 윤석열 씨를 보고 있노라면 불현 듯 ‘장모 최순실’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며 ‘장모 바보’라고 조롱했다.
특히 ‘윤석열 대항마’를 자처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X파일에 등장하는 ‘쥴리’ 의혹과 관련해 “들어봤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의 배우자가 과거 유흥업소 접객원이었다는 게 의혹의 주요 내용이다. 진행자의 질문에 답한 형식이었지만, 여권의 주요 인사가 공개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추 전 장관은 “X파일 가지고 (윤 전 총장이) 정치적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게 될 텐데, 거기에 넘어가지 말고 한 번 다시 들여다보고 취재를 열심히 하면 국민도 추미애가 옳았다고 하는 시간이 있을 것 같다”고도 말했다.
윤 전 총장 측은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경쟁자들의 목적은 검증이 아니라 의혹 제기 자체에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 의혹을 계속 지피는 것으로 윤 전 총장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려는 의도에 가깝다는 얘기다. 4.7 서울시장 재보선 당시 ‘생태탕’ ‘페라가모’ 등을 언급하며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투기 의혹을 이어갔던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지 레이코프 교수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책이 있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면 더 코끼리를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라며 지난 대선 당시 TV 토론회에서 자기가 먼저 ‘MB아바타’를 언급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일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쥴리는 생각하지 마”라고 적었다. 여권의 노림수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알려주는 대목이다.
반격은 오히려 정의당에서 나왔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쥴리 의혹에 대해 들어봤다’며 공개적으로 밝힌 추 전 장관의 발언은 경악스럽다”며 “‘대선후보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 주변 친인척, 친구관계 모두 다 깨끗해야 한다’고 덧붙였는데, 타 후보의 부인을 향해 ‘깨끗하지 못하다’고 암시하는 발언 자체가 더 지저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정한 페미니즘을 말하고, 여성을 공격할 때 과거에 대한 성적 의혹을 제기하는 행태는 너무 낡고 전형적인 방식”이라며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릴 반전 카드는 민주당이 거저 내어줄 것만 같다. 이런 식의 저질 공격은 하면 할수록 하는 쪽에 손해, 받는 쪽에는 이득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