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축소하는데 초점을 맞춰 통화정책을 운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2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 총재와 홍 부총리가 조찬을 겸한 회동을 가졌다고 밝혔다. 회동은 배석자 없이 아침 식사를 겸한 자유로운 환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양 경제수장은 현재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이와 관련한 거시정책대응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최근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부문별로 불균등한 회복 흐름과 양극화, 금융불균형 등 리스크가 잠재한 상황에서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간의 정교한 조화와 역할분담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이 총재와 홍 부총리는 큰 틀에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정부의 재정정책이 경제상황과 역할에 따라 상호 보완적으로 운용돼야 한다는 점에서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한은의 통화정책은 경제상황 개선에 맞춰 완화 정도를 조정해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금융불균형 누적 등 부작용을 줄여 나갈 필요가 있다고 봤다. 가계 빚을 기반으로 자산 가격에 거품이 끼는 금융불균형 상태를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정부의 재정정책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등을 통해 구체화한 바와 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충격에 따른 성장잠재력과 소비력 훼손을 보완하면서 취약부문까지 경기회복을 체감하도록 당분간 현재의 기조를 견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이 총재와 홍 부총리는 오는 9~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공조 필요성을 확인하고 관련 의제에 대해 논의했다.
정부와 한은은 이 자리에서 글로벌 보건 시스템 강화와 G20 국가 간 소통강화, 글로벌 공급망 및 무역시스템 복원의 중요성에 인식을 같이했다. 또 국제통화기금 등 국제금융기구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위기대응을 위한 재원배분과 저소득층 채무부담 완화 등에 대해서도 한 목소리로 대응키로 했다.
이밖에 국제조세분야의 주요 이슈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국제 조세원칙 도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은과 정부는 "다양한 방식의 의견교환을 통해 수시로 소통하고,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