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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총리 “지금 방역 절박”...민노총 “일터에서 죽음, 감염보다 무서워” (종합)


입력 2021.07.03 00:57 수정 2021.07.02 23:57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코로나 확산세 심상치 않다

주말 대규모 집회 자제 요청

김총리, 민노총서 문전박대

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을 방문해 코로나19 확산의 기로에 서 있는 중차대한 시기임을 고려해 주말대규모 집회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찾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우려하며 3일 예정된 집회 철회를 요청했지만, 민주노총과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그대로 돌아갔다.


김 총리는 건물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민주노총 이양수 부위원장과 한상진 대변인에게 “지금 절박하다. 이번 한 번만 도와달라”며 “지금 어디선가 변이 바이러스가 퍼져나가기 시작하는데 이게 전국적으로 되면...”이라고 호소했다.


이 부위원장은 “야구 경기 다 되고 콘서트 다 되고 저희도 저희 나름대로 국민들 걱정하는 거 알기 때문에 충분히 준비해서 할 수 있고 그런 능력도 있고 경험도 있다”며 “그러니까 저희들이 낸 집회 신고대로 허가해달라. 저희도 합법적으로 안전하게 하고 저희 목소리 전달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총리는 “집회 신고대로 흩어져 50인 이내로 그렇게 하겠느냐”고 물었고 이 부위원장은 “아니다. 민주노총이 모여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집회를 마련해 달라”며 거부했다.


상황을 지켜보던 또 다른 민주노총 관계자는 “죽어가는 노동자들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집회를 열게 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다”며 “안전하게 방역수칙 지켜서 노동자 목소리를 표현할 수 있도록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라. 이렇게 카메라 세워놓고 뭐하는 것이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을 방문해 코로나19 확산의 기로에 서 있는 중차대한 시기임을 고려해 주말대규모 집회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 총리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함께 민주노총을 찾았으나, 건물 안에도 들어가지 못한 것은 물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만나지도 못했다.


다만 김 총리는 다음 일정으로 복귀하는 차 안에서 위원장과 약 10분간 통화하며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하고, 내일 있을 노동자대회가 우려된다. 당국과 적극 협의해서 집회 개최여부를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주말에 예정된 민노총의 전국노동자대회 자제를 요청하는 대국민담화를 발표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이날 발표장에는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김희겸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배석했다. ⓒ연합뉴스
김총리, 담화문 내고 집회철회 호소


이후 김 총리는 오후 서울정부청사에서 코로나19 방역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내고 “내일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민주노총에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하는 가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간절한 마음으로 제가 오늘 오전 민주노총을 직접 찾아가 요청하고 호소드린 바 있지만, 민주노총은 지금이라도 이번 집회를 철회하는 결단을 내려주시기 바란다”며 “만약 집회를 강행한다면,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엄정 대응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6월 들어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던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주부터 다시 늘어나, 이날 800명을 넘어섰다. 올해 1월 이후 최대치다.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포스터 ⓒ민주노총
민노총 논평 “안전한 대회 진행할 경험과 역량 있어”


민주노총도 논평을 내고 “정부의 입장은 충분히 알고 있고 이에 대한 민주노총의 입장도 수차례 밝혔다”며 “노동자들이라고 감염이 두렵지 않겠는가? 하지만 감염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일터에서의 죽음과 해고, 차별의 불평등 세상이며 이를 호소하고 해결을 요구하는 것이 무리한 요구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스포츠 관람과 실내 문화행사, 영업시간 연장과 사적 모임 인원 제한 상향 등 일상의 회복에 왜 정치적 목소리를 담는 집회만 꽉 닫혀 있느냐”며 “민주노총은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한 공간을 요구했고 요구한다. 정부의 방역지침보다 높은 수위의 자체 지침을 준수하며 충분히 안전한 대회를 진행할 경험과 역량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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