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진행자의 계속된 질문에 "옛날에 다 얘기"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2일 '여배우 스캔들' 질문에 "그만하시죠"라며 또 한 번 발끈했다. 최근 지지율이 다소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사생활 문제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외람되지만 김부선 씨가 연일 목소리를 높이는 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 지사는 "그건 객관적 사실로 판단하면 된다"고 답했다.
진행자는 "객관적 사실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드리는 질문"이라고 재차 물었고, 이 지사는 "방법이 다 있다. 옛날에 다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행자는 멈추지 않고 "병원 가서 검사받으신 걸로 갈음됐다고 보시는 거냐"고 물었다. 계속된 질문에 이 지사는 민망하다는 듯 웃음과 함께 "이제 그만하시죠"라며 발끈했다. 진행자는 "알겠습니다"라며 국민의힘의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으로 화제를 돌렸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5일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TV토론회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여배우 스캔들' 관련 공세를 펼치자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라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배우 김부선 씨는 지난 2007년 이 지사와 처음 만난 뒤 15개월가량 불륜 관계였다고 폭로하고, 이 지사의 신체 특정 부위에 있는 점을 봤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이를 부인하며 아주대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은 뒤 의료진으로부터 "언급된 부위에 점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 지사의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라는 말은 신체검사를 한 번 더 받아야 믿겠느냐는 항변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 측은 최근 온라인상에서 유포됐던 '바지 정리' 영상에 대해서도 "누군가에 의해 악의적으로 편집되어 온라인상을 떠돌고 있다"며 "의도적으로 편집한 영상을 통해 후보자를 비방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제251조 후보자비방죄,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제1항 사이버명예훼손죄에 명백히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대기실에서 다른 후보들과 앉아있던 이 지사가 와이셔츠를 바지 속으로 정리하는 모습이 들어있다. 이 지사 측은 "부디 법적 조치까지 가지 않도록 원팀으로서의 페어플레이를 간곡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지사에게 '여배우 스캔들' 질문을 했던 정세균 전 총리는 같은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지사의 바지 발언으로) 놀라서 혼비백산했다"며 "사생활을 포함해 후보자의 모든 문제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