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숙소서 팀 선배들과 '치맥 파티' 방역 수칙 위반
올 시즌 후 얻게 될 FA 자격도 불발, 팬들의 따가운 눈총
국가대표 붙박이 2루수. 시즌 후에는 FA. 이 모든 영광을 한 순간에 걷어차버린 선수가 있다. 바로 NC 2루수 박민우(29)다.
박민우는 최근 KBO리그를 발칵 뒤집어 놓은 ‘NC 다이노스 술자리 4인방’ 중 하나다. 그는 지난 5일, 서울 원정서 팀 선배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과 함께 외부인 2명을 불러 술판을 벌였다.
5인 이상 집합 금지를 어기면서 방역 수칙을 위반했고, 팀 선배 3명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박민우는 도쿄올림픽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지난 5월, 두 차례 백신 접종을 받아 양성 판정을 피할 수 있었다.
박민우가 유혹을 참지 못했던 ‘치맥 파티’의 대가는 선수 본인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큰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현재 KBO리그는 이들로 인해 리그가 중단된 상황이며, 박민우 역시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서 자진 하차하기에 이르렀다.
선수 입장에서는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국가대표라는 명예를 스스로 차버리는 것은 물론 올 시즌 후 얻게 될 FA 자격마저 무산되고 말았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소집 기간이 FA 1군 등록일수에 포함되는데, 박민우가 정상적으로 대표팀 일정을 소화했다면 올 시즌 후 FA 자격 요건을 모두 채울 수 있었다.
역대 최고의 2루수가 될 수 있다는 목표도 자칫 물거품될 위기에 처했다.
박민우는 현재까지 934경기에 출장해 타율 0.326 25홈런 354타점 196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9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음에도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스탯티즈 기준)에서도 27.95를 적립, 역대 2루수들 가운데 9위에 올라있다. 짧은 경력을 감안하면 박민우의 페이스가 얼마나 빠르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타율은 역대 10위 이내 포함된 선수들 중 가장 높고 빼어난 안타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2루수 역대 최고라는 정근우에 도전장을 내밀 유일한 현역 선수로도 꼽혔다.
박민우는 KBO뿐만 아니라 NC 구단의 자체 징계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여기에 팬들의 사나운 눈총을 받아야 하는 부담까지 안게 돼 앞으로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은 과거 NC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 박민우에 대해 “정근우 다음 국가대표 2루수를 해야 할 선수”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대표팀 사령탑이 된 뒤에도 붙박이 2루수로 기용했다. 그러나 제자는 스승의 기대를 저버렸고 자신의 미래마저 불투명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