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로비 레이에 후반기 1선발 자리 내줘
다승 제외 전반기 세부 스탯서 모두 밀려
팀 내 에이스 자리 놓고 후반기 내부 경쟁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굳건한 에이스였던 류현진의 입지가 다소 흔들리고 있다.
토론토는 16일(이하 한국시각)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3연전(17∼19일) 선발 로테이션을 공개했는데 류현진은 18일 오전 4시 7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세일런필드에서 펼쳐지는 두 번째 경기 선발로 내정됐다.
17일 후반기 첫 경기는 로비 레이가 선발로 나선다.
통상 메이저리그 팀들은 올스타전 브레이크 이후 후반기 첫 경기에 가장 먼저 에이스를 내세운다. 간혹 올스타전에 나가 많은 투구 수를 소화했다면 추가 휴식을 부여받는 경우도 있지만 류현진은 올해 초청 받지 못했다.
지난해 토론토와 계약기간 4년에 80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한 류현진은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올해는 토론토 이적 이후 2년 연속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 받으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4월 1승 2패 평균자책점 2.60, 5월 4승 평균자책점 2.64로 순항한 류현진은 날씨가 더워지면서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위력을 잃으며 다소 주춤했다. 6월 들어 2승 2패 평균자책점 4.88로 고전하더니, 7월 2경기에서도 1승 1패 평균자책점 5.00으로 다소 부진했다. 6월 이후 성적은 7경기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4.91로 부진하다.
결국 류현진은 17경기서 98.2이닝을 소화하며 8승 5패 평균자책점 3.56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무난한 성적표였지만 에이스 이름값에는 다소 못 미쳤다.
류현진이 다소 주춤한 사이 팀 동료 레이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레이는 올 시즌 17경기에서 100.2이닝을 던지는 동안 7승 4패 평균자책점 3.13을 올렸다. 다승에서만 류현진에 다소 밀릴 뿐 평균자책점과 이닝, 탈삼진, 피안타율에서 류현진보다 나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레이는 전반기 막판 4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전반기 최종전에서는 시애틀을 상대로 7이닝 1안타 1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코칭스태프에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전반기 막판 레이의 기세가 이어지면서 토론토 현지 언론도 류현진보다 높은 평가를 내리며 ‘에이스’라고 치켜세웠다.
에이스 자리서 내려오면서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하지만 시즌 전체 성적과 세부 스탯을 놓고 봤을 때 레이가 류현진에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레이가 완벽하게 1선발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류현진이 후반기 들어 얼마만큼 활약해 주느냐에 따라 에이스 자리를 되찾아오는 것은 시간문제다.